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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세이프가드 ‘파장’] ITC, 메모리제품 조사 착수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23 17:28

수정 2018.01.23 17:28

삼성전자.SK하이닉스 포함 국내 일자리도 타격 입을듯
새해부터 불어닥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는 수출 중심으로 경기가 회복되고 있는 한국 경제에 상당한 장애물이다.

미국 정부가 22일(현지시간) 삼성, LG 등 외국산 세탁기와 태양광 패널에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한 것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시장의 문이 좁아지면 한국 경제에는 큰 부담이다. 또 장기화된다면 국내 고용시장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 규모는 686억1100만달러로 대중국 수출에 이어 2위다. 직접교역 규모도 크지만 중국과 동남아시아에 진출한 우리 기업이 한국에서 중간재를 수입해 만든 제품을 미국으로 수출하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이를 고려하면 미국은 한국의 최대 수출시장이라고 봐야 한다.

우려되는 점은 '미국 보호무역주의'가 세탁기와 태양광에 그치지 않고 반도체까지 번질 가능성이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특정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와 적층전자부품, 이들을 활용한 메모리 제품에 대한 '관세법 337조' 조사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관세법 337조는 미국 내 상품의 판매와 수입 관련 불공정행위에 대한 단속규정이다. ITC는 이 조항에 따라 미국 기업이나 개인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한 제품의 수입금지나 판매금지를 명령할 수 있다.

조사대상 기업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포함되면서 최악에는 반도체의 미국 수출길이 막히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반도체 수출의 타격은 우리 경제 전체를 위협할 수 있는 요소다. 반도체는 지난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7.1%까지 늘어나는 등 우리 경제회복세를 이끌었다.

미국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장기간 이어지게 되면 국내 고용시장에도 불똥이 튈 수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기업은 세이프가드를 피하기 위해 미국 현지공장을 설립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는 견조한 회복세에도 고용시장에서 일자리 창출은 부진하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 경제의 고용은 32만명이었지만 올해 30만명, 내년에는 29만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최배근 건국대 교수는 "미국 현지공장을 늘리는 것도 기업의 선택지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며 "미국의 통상압박을 피하는 방법 중 하나로 고려할 수 있겠는데, 이로 인해 우리나라 고용이 축소될 가능성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전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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