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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세이프가드 ‘파장’] ‘세탁기 관세폭탄’ 현실로… 삼성·LG, 美 현지생산 앞당긴다

조지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23 17:28

수정 2018.01.23 17:28

삼성.LG 대책마련 부심
삼성, 이달 뉴베리공장 가동..LG도 테네시주에 공장건설..완공시기 올 4분기로 앞당겨
태양광업계 타격 불가피
수출물량 최대 30% 축소..기업별 대책 마련도 쉽잖아..日.유럽등 수출다변화 모색
[美 세이프가드 ‘파장’] ‘세탁기 관세폭탄’ 현실로… 삼성·LG, 美 현지생산 앞당긴다

국내 기업들은 미국 트럼프 정부의 수입 세탁기와 태양광 셀.모듈에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발동 결정에 우려를 나타내면서 대응책 마련에 돌입했다. 세탁기를 제조하는 가전업체들은 미국 현지공장 생산을 본격화하고, 태양광 업체들은 수출다변화에 나설 방침이다. 그러나 미국 수출물량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단기간 피해는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LG "美 소비자 피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23일 미국 정부의 세이프가드 결정에 대해 미국 소비자에게 손실을 입히는 선택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삼성전자는 "이번 결정으로 삼성전자 세탁기의 혁신적인 기능과 디자인을 원하는 미국 소비자들은 비싼 가격으로 구매하는 부담을 갖게 된다"며 "미국 정부의 세이프가드 결정은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LG전자도 "미국 정부의 세이프가드 결정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세이프가드 발효로 인한 최종적인 피해는 미국의 유통과 소비자가 입게 되고, 지역경제 및 가전산업 관점에서도 부정적인 결과가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가전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국에 수출하는 세탁기가 연간 약 300만대 수준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조치로 고율의 관세가 부과될 경우 피해가 상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세탁기의 경우 120만대까지는 수입 첫해 20%의 관세를 부과하고, 120만대 초과물량에는 첫해 50%의 관세가 부과되기 때문이다.

이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 내 현지 생산공장 가동을 통한 차질 없는 공급으로, 미국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최소한으로 줄이겠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이달 사우스캐롤라이나 뉴베리 공장에서 세탁기 생산을 개시했다. LG전자는 세이프가드 대상에서 제외되는 대용량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고, 미국 테네시주에 건설 중인 세탁기공장 가동을 내년 초에서 올 4.4분기로 앞당기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태양광업체, 수출 다변화

국내 태양광업체들도 미국의 세이프가드 발동에 따라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관세가 추가적으로 부과됨에 따라 판매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최대 30% 가까이 수출물량이 축소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세이프가드 발동에 관세가 높아지면 한화큐셀, LG전자, 현대중공업 그린에너지 등의 국내 태양광 업체들이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태양광 셀과 모듈은 각각 1년차에 30% 관세에서 매년 조금씩 경감돼 4년차엔 15%의 관세가 부과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시장에서 매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면서도 "미국 시장에서 기업 입장에서 개별적으로 취할 조치는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국내 태양광 발전 관련 기업들이 미국에 수출하는 제품은 지난해 약 1조3000억원 규모인 것으로 추산된다. 한화큐셀은 최근 미국 수출 비중이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당초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권고한 35% 관세율보다는 적지만 이익률이 낮은 태양광 업계 특성상 30% 관세도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또 국내기업들이 대부분 모듈을 수출한다는 점에서 셀에만 무관세 할당량을 적용한 점도 국내기업에 불리하게 적용된 조치로 해석된다.

미국의 수입 태양광 셀과 모듈에 대한 관세조치가 현실화됨에 따라 국내 업체들은 본격적으로 수출다변화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태양광 업계 관계자는 "고효율 제품 등으로 미국 시장 공략을 지속하면서 유럽, 일본 등 다른 국가에 수출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gmin@fnnews.com 조지민 권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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