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체류, 현장에서 어떤일이]

(4-1)자진신고 진술서를 허위 기재?

지난달 30일 인천국제공항 3층에 있는 자진출국신고센터에서 불법체류자로 추정되는 외국인들이 진술서를 작성하고 있다. 사진=김규태 기자

“불법체류자가 자진신고 하면서 진술서를 써요. 그것 다 가라(거짓말이란 의미)예요”
과거 수차례 불법체류자의 자진신고 진술서를 써준 경험이 있다는 A씨는 통상 포털사이트에서 다른 사업장을 검색해 주소와 업체 이름을 적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해당 업체가 단속당할까봐 거짓말로 (진술서를) 써도 자진신고 후 출국에는 문제가 없었다”며 “다른 사람이 대신 써주더라도 법무부 직원이 사실관계를 정확히 확인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업체 단속 우려..출국에 제재 없어"
불법체류 자진신고 진술서가 거짓으로 작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취업한 사업장 등 체류행적을 정확히 기재하지 않는 것으로, 법무부는 해당 진술서를 필수 제출 서류로 받고 있으나 사실관계 확인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3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3층에 있는 법무부 산하 출입국사무소 자진출국신고센터에는 불법체류 사실을 신고하기 위해 온 10여명의 외국인들이 북적였다.

이날 두건을 쓴 태국인 3명도 자진신고 관련 서류를 한동안 쳐다봤다. ‘진술서’라고 된 서류종이에 국적, 이름 등 신상 정보와 불법 취업한 업체 이름 등 체류 행적을 모두 쓰도록 돼 있다.

이들 옆에는 남성 B씨도 같이 있었다. B씨는 태국인 남성들에게 서류를 적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듯 했다. 남성이 옆에서 무언가를 불러주면 태국인들은 지렁이 같은 글씨체로 받아썼다.

특히 태국인들이 최근 일한 업체 이름을 적는 칸을 두고 B씨가 휴대폰으로 무언가를 검색하며 두리번거렸다. 이후 태국인들이 한글로 적어 낸 곳은 경기도의 한 사업장이었다. B씨는 서류를 다시 확인하고 먼저 떠났다. 남은 태국인들은 이 서류를 법무부 직원에 건넸지만 직원들은 이들이 기재한 내용이 정확한지 여부는 묻지 않았다. 태국 남성들은 약 30분 만에 센터를 빠져나갔다. 센터에는 ‘신고서를 사실대로 기재해야 한다’는 서약서도 있었으나 이를 자세히 보는 외국인은 없었다. 해당 서약서에는 “신고한 사항 외에 과거 출입국관리법 위반 사실이 발견된 경우 어떠한 불이익도 감수할 것을 서약합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안내하는 직원도 없어 자진신고자들이 허위 작성을 하더라도 막을 방법이 없어 보였다.

불법체류 자진신고 진술서에는 기본 신상정보부터 과거 체류행적을 묻고 있지만 거짓으로 작성되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게 업곅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사진=김규태 기자

문제는 진술서가 거짓으로 작성됐을 경우 불법체류자가 불법으로 취업한 업체 단속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이다. 불법체류자들이 농장, 공장 등에서 합숙생활을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신고서는 중요한 단속 정보로 활용될 수 있다. 이 때문에 법무부도 자진신고 전 진술서를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A씨는 "떠나는 불법체류자나 불법 브로커들은 다른 불법체류자들이 업체에 남아 있는 상황에서 (해당 업체를) 정확하게 신고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거짓작성 구체적 증거 없다"
법무부는 진술서가 허위로 작성되더라도 사실관계 확인이 어렵다고 전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자진신고서는 유용한 정보이고 거짓으로 작성된다는 구체적인 증거는 없다”며 “설사 거짓으로 작성돼도 우리가 사전에 확인할 방법은 없다. (방법이 있으면)알려달라”고 말했다. 그는 “조사 현황이 외부로 공개될 경우 자진신고자의 성실한 서류 기재 및 단속 업무 수행에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