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톡> 가상화폐 붐에 활기띄는 中전자상가 '화창베이'

【베이징=조창원 특파원】한국뿐만 아니라 중국도 가상화폐의 투기성향을 우려해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다. 이같은 가상화폐에 대한 주요국들의 단속 움직임에 가상화폐 거래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그런데 중국 당국의 가상화폐 거래 단속 분위기속에서도 톡톡히 재미를 보는 곳이 있다. 바로 중국 선전의 유명 전자상가인 화창베이다.

중국 관영 영문 글로벌타임스는 화창베이에 최근 가상화폐 채굴기를 판매하는 상점이 급격히 늘고 있다고 전했다. 화창베이는 중국 전자부품 시장의 급성장을 상징하는 곳이다. 과거 한국의 용산·세운상가를 돌며 부품을 모으면 '탱크도 만들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었던 것처럼 '화창베이에서는 우주선 제조도 가능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각종 전자부품이 널렸다. 지난해 중국의 4차산업혁명의 현장을 취재하기 위해 들렀던 당시 화창베이는 여전히 거대한 규모에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다. 애플의 아이폰이 출시되자마자 똑같은 디자인과 흠잡을 데 없는 성능이 구현되는 휴대폰을 뚝딱 만들어내는 곳이 화창베이다. 주로 중국과 가까운 동남아시아 국가와 중동국가 및 러시아 등지의 바이어들이 화창베이를 자주 들러 전자부품을 싹쓸이 쇼핑하기도 한다.

이처럼 전자부품의 글로벌 메카로 불리던 화창베이도 과잉경쟁 탓에 침체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그런데 화창베이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시작한 게 공교롭게도 가상화폐 붐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가상화폐가 전세계적으로 유망 투자대상으로 부상하면서 덩달아 가상화폐 가격이 급등했다. 이같은 투자 광풍에 힘입어 비트코인을 채굴할 수 있는 채굴기 제조업이 호황을 맞으면서 화창베이가 호황기를 맞게 된 것이다. 화창베이에 입주한 전자부품 상점들의 임차료도 최근 급등했다.

가상화폐 채굴기는 고난도의 '암호문'를 풀어내는 시스템인데 메모리칩 등 부품을 조립해 만든 컴퓨터로 구성된다. 글로벌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현지 채길기 판매업자는 채굴기 사업 붐이 화창베이에서 일고 있으며 기존의 다른 잔저기기 판매 사업은 쇠퇴기를 맞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채굴기 가격이 상승하는 등 투기양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예전 1만1000위안(184만원 상당)짜리 채굴기가 현재 2만6700위안(462만원 상당)에 판매될 만큼 물량부족 사태까지 빚고 있을 정도다.

다만 일각에선 이같은 과열분위기도 오래 가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채굴기 판매업자들의 사업성향이 단순 제품 판매에 그칠 뿐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반영된 경우는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가상화폐에 대한 각국 정부의 규제가 강화될 수록 가상화폐 가격이 떨어져 채굴기 판매도 된서리를 맞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jjack3@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