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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삼성 스마트폰, 세계 1·2위 시장서 ‘악전고투’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28 17:15

수정 2018.01.28 17:16

비상 걸린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
印 시장 1위 6년만에 빼앗겨..中업체 저가공세에 왕좌 내줘
샤오미 작년 4분기 25% 1위
中서 점유율 19%→2% 급락..세계 1.2위 시장 곳곳 적신호
삼성, 특화모델로 반격 나서
[이슈분석] 삼성 스마트폰, 세계 1·2위 시장서 ‘악전고투’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에 비상이 걸렸다. 전 세계 스마트폰 1위 시장인 중국에서 고전 중인데 이어 2위 시장인 인도에서도 6년 만에 1위 자리를 내줬기 때문이다. 특히 인도 시장은 스마트폰의 대표적인 성장 시장으로 지난해 미국을 추월, 전 세계 2위 시장으로 부상했다. 이미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현지업체들에 철저히 밀린 경험을 갖고 있는 삼성전자는 인도 시장에서도 중국 제조사들의 공세에 속수무책으로 점유율을 내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 시장과 달리 중국과 인도 시장은 저가 스마트폰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유통채널도 현지에 맞게 개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삼성, 인도에서 6년 만에 1위 빼앗겨

28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중국의 샤오미가 2017년 4.4분기 인도의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25%를 차지하며 23%를 기록한 삼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가 인도 시장에서 1위 자리를 빼앗긴 것은 6년 만이다.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그동안 인도의 군소업체들이 시장의 절반을 차지했고, 삼성이 시장의 4분의 1로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샤오미의 급부상으로 상황이 급변했다. 샤오미는 2017년 1.4분기만 해도 13%로 점유율 27%였던 삼성전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이후 16%, 22%로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면서 4.4분기에는 결국 삼성전자를 제쳤다. 현재는 샤오미, 비보, 오포 등 중국 제조사들이 공격적으로 인도 시장을 공략하면서 삼성과 중국 브랜드 간의 경쟁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샤오미는 다양한 모델을 기반으로 채널 다각화에 성공하면서 시장을 확대했다. 중국 제조사들은 가성비를 앞세워 지난 2016년부터 인도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값싼 인도 제조사들의 제품을 선호했던 소비자들의 눈길을 중국 제품으로 돌리는 전략이다.

■"삼성, 중국서 4분기 1%대"

삼성전자의 인도 시장 점유율 하락은 중국에서의 경험을 연상시킨다. 삼성전자는 2014년 1.4분기만 해도 중국에서 출하량 기준 시장점유율 19%로 1위를 달렸다. 그러나 2017년 3.4분기에는 점유율이 2%까지 급락했다. 4.4분기에는 1%대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화웨이, 오포, 비보 등 중국 제조사들은 성능이 좋으면서도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의 가성비 높은 스마트폰을 내세워 중국 시장을 공략했다. 중국 시장의 경우 도농 간 격차가 크기 때문에 각 지역에 맞는 유통전략을 세우고 마케팅을 해야 하는데, 이런 부분에서도 중국 업체들이 강점을 보였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박진석 연구원은 "지난해 4.4분기에 인도 시장에서 삼성이 샤오미에 추월당한 것은 삼성으로서는 매우 안타까운 일로 삼성이 스마트폰 세계 1위를 지키기 위해서는 글로벌 상위 3개 시장인 중국, 인도, 미국이 상당히 중요하다"면서 "2017년 인도 시장은 100~125달러 제품을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됐는데, 이 부문을 샤오미가 적극 공략하면서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이어 "삼성은 인도 시장 내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높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전략을 펼쳐나가면 삼성에 잠재력 높은 인도 시장은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삼성전자도 안간힘을 쓰고 있다.
최근 인도 시장에 특화된 '갤럭시온7'을 출시한 것이 대표적이다. 4GB 램에 64GB 내장메모리를 갖춘 모델을 출고가 1만4990루피(약 25만원)에, 3GB 램에 32GB 내장메모리를 갖춘 모델은 1만2990루피(약 22만원)로 선보였다.
또 삼성전자는 인도에서 온라인 유통 채널을 강화하는 등 현지 맞춤전략으로 1위 탈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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