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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단체장의 신년 구상] 김승수 전주시장 "핫이슈로 뜬 전주發 민생정책..출발점은 ‘사람중심’입니다"

이승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30 18:00

수정 2018.01.30 22:23

재선에 도전했는데.."대한민국 대표도시 전주" 밑그림 그린 4년…이제 완성할 때
문화트렌드 이끌었던 전주.. 곧 산업단지 착공…기업 유치 통해 경제부흥 이끌 것
천만 관광도시 됐는데.. 국제영화제.U-20월드컵 유치 등 글로벌도시 초석 다져
김승수 전주시장이 지난 29일 시청 집무실에서 민선6기 시정 핵심사업을 비롯해 재선 도전 이유 등을 설명하고 있다. 김 시장은 재임기간 추진했던 다양한 민생정책들에 대해 설명하면서 사람중심의 정책 방향을 강조했다.
김승수 전주시장이 지난 29일 시청 집무실에서 민선6기 시정 핵심사업을 비롯해 재선 도전 이유 등을 설명하고 있다. 김 시장은 재임기간 추진했던 다양한 민생정책들에 대해 설명하면서 사람중심의 정책 방향을 강조했다.

【전주=이승석 기자】 지난 29일 오후 전주시청 3층 김승수 전주시장 집무실에는 일반 자치단체장의 집무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근엄함과 권위주의를 상징하는 고급 가죽 소파와 집기 등을 찾아볼 수 없었다. 집무용 책상도 서서 일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었고 최고 수백만원에 달하는 기관장용 자개명패조차 보이지 않는 등 소박했다.
집무실 원색 벽면의 '김승수가 만난 100인의 이야기'에는 활짝 웃고 있는 전주시민들 사진과 함께 가운데에 '정치는 시민들의 가슴 밑바닥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글귀에 시선이 쏠렸다. 전국적으로 관심을 모았던 혁신도시 이전기관의 지역인재 의무채용이나 부영아파트 임대료 인상 논란 등 국가적 어젠다로 급부상한 전주발(發) 민생정책들이 바로 김 시장이 소중히 여기는 '사람 중심' 정치철학에서 배어나온 것들이다.

김 시장은 최근 전북을 대표해 문재인 대통령의 호남공약을 챙기고 지역 간 불균형을 해소하는 청와대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 호남특위 위원으로 위촉됐다. 재선을 통해 전주 곳곳에 뿌려진 씨앗을 키워 '대한민국 대표도시로 꽃을 피우고 싶다'는 김 시장의 포부를 들어봤다.

―전주시장 재선에 도전한다고 밝혔다.

▲목표가 재선, 3선이 아니다. 재선이나 3선 하는 사람들은 수없이 많다. 수백명, 수천명이 있을 텐데 그렇게 재선 하고 3선 하고 그런 선수를 쌓아가는 게 목표가 아니고, 처음 생각했던 전주라는 도시, 이 운명을 한번 바꿔보자 생각을 했었다. 이제 그 밑그림이 꽤 많이 그려졌고, 서서히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런데 4년이라는 시간이 굉장히 짧다. 그동안 밑그림의 윤곽이 어느 정도 완성 단계에 올라왔는데 그것을 다 완성시키고 싶은 꿈, 그게 재선의 꿈이요, 그게 목표다. 그래서 시민들에게 일할 수 있는 시간을 꼭 주십사 부탁을 드린다.

―재선에 성공한다면, 민선 6기와 다른 점은.

▲시민들께 '한번 더 일하고 싶습니다' 이렇게 말씀 드리는 것은 민선 6기에 하지 못했던 것들, 밑그림 그린 것들을 완성하기 위해 하는 것들이기 때문에 크게 보면 6기의 연장이라고 생각한다. 전주가 이제 천만 관광도시가 됐고 론리플래닛이 선정한 아시아 3대 도시, U-20 월드컵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른 도시 그리고 전주국제영화제가 미국의 무비메이커가 주목할 만한 아름다운 영화제에 선정됐다. 또 전주가 추진하는 국제포럼이 세 가지가 있다. '세계슬로시티어워드' '세계무형유산포럼' '국제 행복의 경제학 포럼'이 이제 시작했다. 민선 6기에서 국제회의가 3개가 시작됐는데 전주가 세계적인 도시가 되는 초석이 마련됐다고 본다. 이 자산을 가지고 국제도시를 완성하는 꿈이 있다. 여기에 그동안 전주가 산업단지가 없어 기업이 오고 싶어도 올 수 있는 땅이 없었다. 이제 산업단지도 확정을 해서 곧 착공하기 때문에 기업 유치를 통해 전주가 부흥할 수 있는 시기가 성큼 다가왔다.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해서 금융산업도시의 성장, 전주가 특히 가장 앞서가고 있는 사회적 경제 분야의 성장, 이런 것들을 완성해내는 시기가 민선 7기가 될 것으로 본다.

―민선 6기 성과 중 패러다임을 바꾼 가장 큰 변화는.

▲문화와 재생이 도시를 바꾸는 대표 도시로서 끌고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문화와 생태, 재생 이러한 융합으로 전주가 하나의 도시 패러다임을 바꿔가는 대한민국을 도시 하나의 모델로 바꿔가는 그런 척도로서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이 든다. 예를 들면 한옥마을이 0.23㎢(7만평)인데 구도심 3.3㎢(100만평)를 재생하고 있다. 구도심 전체를 재생해야겠다고 하는 도시가 거의 많지 않고, 또 구도심에 고도제한을 하고 재개발하고 있던 곳을 취소하기도 한다. 심지어 선미촌 같은 장소를 재생하는 도시가 경우가 거의 없다. 이런 문화와 생태예술로 재생하는 도시의 패러다임으로 전주를 끌어가고 있는 축의 하나가 있고, 특히 전주역 앞 '첫 마중길'은 8차선 도로를 곡선과 생태와 문화를 담았다. 처음에는 굉장히 많은 분쟁에 부딪혔지만, 이제는 절반 정도까지는 온 것 같다. 시민들께서 이해하기 시작한 것 같다. 다른 도시에서는 찾아볼 수가 없는 예로, 이런 도시의 패러다임이 우리에게 오고 있다. 그 패러다임을 끌고 가는, 선도에 있는 도시가 바로 전주라고 생각한다.

―이전기관 지역인재 의무채용 등 전주발(發) 정책이 전국적 이슈가 됐다.

▲전주가 아마 우리 천년 역사의 지역에서 서울, 그다음으로 이렇게 문화를 바꿔놓아 영향을 미쳐서 역사를 바꿔놓은 게 많지 않을 것 같다. 전주의 한복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패션 트렌드를 바꿔놓는 계기가 있었고 민선 6기 엄마의 밥상, 혁신도시 지역인재 의무채용, 부영아파트 임대료와 관련해 전국 자치단체와의 공동대응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부영건설과는 굉장히 많은 다툼이 있었다. 그렇게 시민들로부터 '아, 그렇게 서민층이 가지고 있는 주거문제가 굉장히 엄중하구나'라는 전국적 관심을 끌어냈다. 한국은행 화폐 수급문제도 전주에서 시작됐지만 결국 전국적으로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지게 돼 전주를 변화시킬 수 있는 많은 동인이 됐다고 본다. 많은 사람들이 이미 전주를 주목하기 시작한 것 같다. 전주가 가진 천년의 무한한 자원의 축적된 힘이, 시대의 흐름을 타면서 전주가 인구는 적지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도시로 잘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방자치단체장의 신년 구상] 김승수 전주시장 "핫이슈로 뜬 전주發 민생정책..출발점은 ‘사람중심’입니다"


―지난 박근혜정부의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세간을 뜨겁게 달궜다.

▲사실은 블랙리스트는 일부러 블랙리스트에 들려고 한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렇게 됐다. 지난 2014년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전주를 방문했다. 세월호 현수막을 제거하느냐 그러지 않느냐 때문에 불거졌고, 최승호PD(현재 MBC 사장)의 '자백' 영화 상영 그리고 또 촛불집회에 계속 나가는 과정, 이 같은 여러 가지가 영향을 미쳤지만 시민들의 기지가 없었더라면 못했을 것이다. 단체장이 정치인도 아닌데 '국가예산 확보 못하면 어떻게 할 거냐'면서 그 당시 촛불집회만 해도 다 못하게 했다. 단체장이 국가를 상대로 해서 예산을 확보해야 하는데 정.관에 찍히면 안 되는데 하면서 주위에서 만류를 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전주가 굉장히 '용기 있는 도시'라는 생각이 든다. 권력의 눈치를 보거나 끌려가는 도시가 아니고, 저항해야 할 때 저항할 수 있는 용기 있는 도시, 시민들이 뒷받침해줘서 결국 블랙리스트까지 왔다. 물론 그것 때문에 어려움도 있었지만, 결코 가벼운 것이나 헛된 게 아니었다. 시민의 자부심이 꼭 건물로부터 나오는 게 아니고 저항할 수 있을 때 저항할 수 있는 용기 그것도 우리 시민의 큰 자부심이라 생각한다.

―올해 '민생예산'을 많이 확보했다.

▲2018년도 국가예산으로 전년도 5253억원보다 438억원(8.3%)이 늘어난 5691억원(132개 사업)을 확보했다. 자치단체가 예산을 많이 가져오는 것은 사실 혼자 뛰어서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우리 지역을 둘러싸고 있는 정치권, 서울의 향우들, 공직자들 그리고 송하진 도지사를 비롯한 많은 분들이 도움을 줬다. 가장 큰 변화는 기획재정부가 우리 전라북도를 새롭게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기재부 장관부터 국장들까지 대한민국 균형발전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됐다는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본다. 예산을 많이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 정치권이 정말로 열심히 뛰어준 것이 크다.

―국가예산 확보를 위한 앞으로의 전주시 노력은.

▲올해 의미 있는 사업을 많이 확보했다. 전주시가 가고자 하는 방향이 '질적인 변화, 콘텐츠의 변화'이다. 도시의 물리적 공간을 표현한 토목사업보다 도시의 질적인 변화, 도시의 콘텐츠 변화를 가져가는 게 가장 중요한 핵심이다. 도로나 항만 예산에 비하면 큰 예산은 아니지만 천만 관광지로서 찾는 전주역사는 굉장히 상징적이다. 그동안 전주가 하지 못했던 전주역사, 전주교도소 이전 문제, 독립영화관을 짓는 '독립영화의 집' 등을 해냈다. 부산은 부산영화의 전당을 짓는다고 600억원을 확보했는데 전주는 상대적으로 가져온 적이 없었다. 우리 장애인들이 훈련받을 훈련센터가 없었는데 처음으로 들어서게 됐다. 예전엔 '독립운동 하면 3대까지 망한다'는 인식이 있었는데 '국가를 위해서 일하면 3대까지 흥한다'가 이번 정부의 중요한 모토 중 하나다. 바로 보훈요양원이 수년간의 노력 끝에 건립된다. 이 외에도 굉장히 의미 있는 예산을 많이 확보했다. 이를 위해 정무보좌관을 신설하고 관련 공무원을 파견하는 한편, 직접 중앙정치권을 찾아 설명하는 등의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기초단체장으로서 중앙부처에 하고 싶은 말은.

▲균형발전은 굉장히 중요하고, 이번 분권형 헌법 개정하는 것은 그 테마 중 하나가 균형발전이다. 그런데 특히 광역시가 없는 도시 전북·충북·강원에 대한 대책, 수도권에 있던 115개나 되는 기관들이 지역 혁신도시로 내려왔다. 사실 그것은 혁명적인 일이다.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내려와서 지역에서 일을 하고 산다는 것은 혁명적인 변화로, 우리 정부가 같은 생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울에 모든 것을 집중하면 효율성이 좋지만, 효율성의 가치보다는 지역이 함께 잘살아야 하는 균형발전의 가치가 훨씬 더 크다고 본다.
그 어마어마한 혁신도시 이전을 실시를 했는데, 중앙부처도 그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역과 서울이 함께 서로 의지하면서 사는 대한민국, 그것을 꼭 중앙부처에 계신 분들이 같은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다.
(시혜를 베푸는 마음이 아닌) 그건 중앙부처의 의무라고 본다.

2press@fnnews.com 이승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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