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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워치) 대형 회계법인, 산업銀 출신 고문 영입 속속…왜?

김경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31 15:03

수정 2018.01.31 18:30

구조조정·인수합병 현업 노하우 탁월…일각선 '친정 활용' 영업 비판도 
대형 회계법인들이 KDB산업은행 고위직 출신을 고문으로 잇따라 영입, 영업력 강화에 나섰다. 산은은 국내 주요기업들의 구조조정과 인수·합병(M&A)의 총본산이라는 점에서 산은 출신이 각광을 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월3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딜로이트안진은 김윤태 전 KDB산업은행 리스크관리부행장을 신임 고문으로 영입했다.

김 고문은 서강대 경영학과와 플로리다대학원 경역학과를 졸업하고, 이후 한국산업은행 M&A실장, 기업금융 4실장, 리스크관리 부행장 등을 지냈다. 그는 지난 2014년 초 수석 부행장 자리를 두고 류희경 부행장과 경합을 벌이기도 했다. KDB산업은행에서 퇴직한 그는 2015년 1월1일 부터 2016년 말까지 KB데이타시스템 대표를 지냈다.
딜로이트안진 입장에서도 KDB산은 출신 고문 영입은 처음이다.

앞서 EY한영도 구조조정 전문가로 꼽히는 윤만호 전 산은지주 사장을 고문으로 영입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EY한영은 2013년부터 당시 윤 고문을 비롯 각계 전문가 외부 고위직 고문을 영입한 이후 인수합병 시장 빅딜 자문을 휩쓸었다.

카카오의 로엔엔터테인먼트 인수 거래 회계실사를 비롯 △동아원·한국제분 매각 주관 △현대상선의 현대증권 매각 △동국제강그룹의 국제종합기계 매각 주관 등이 대표적이다.

류희경 전 산은 수석부행장도 지난 연말 한금융조세연구원 고문으로 자리를 옮겼다. 한금융조세연구원은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민간기구다. 이 연구원이 삼일회계법인 본사가 위치한 건물에 같이 입주해 있어 눈길을 끈다.

삼일회계법인은 KDB산업은행이 가장 선호하는 회계법인으로 꼽힌다. 1997년 외환위기 시절 대우그룹이 분식회계로 계열사 대부분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산은이 구조조정을 주도했는데, 당시 손발을 맞춘 회계법인이 삼일이었다.

일각에선 산은 출신 고위직들의 잇단 회계법인 영입에 대해 곱지 않은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산은 출신들이 기업금융이나 M&A 현업에 대한 노하우가 다른 금융기관 출신보다는 뛰어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도 산은이 갑의 위치에 있다보니 전문성 보다는 영업력을 더 높이 산거 아니냐는 여론도 있다"고 말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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