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美 1600조 인프라 투자..우리에도 기회다

트럼프식 경기부양책.. 감세에 이어 전력투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조5000억달러(약 1605조원) 규모의 대대적 인프라 투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1월 30일(현지시간) 첫 국정 연설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새로운 길과 다리, 고속도로, 철도, 수로 등을 건설하고 있다"며 "미국민의 심장과 손, 투지로 해내야 한다"고 말했다. 건설경기를 살려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감세에 이은 두 번째 일자리 정책이다.

첫 번째 일자리정책인 세제개편은 이미 시장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법인세를 35%에서 21%로 낮추니 임금이 오르고 일자리가 늘어났다. 애플은 해외지사 현금을 가져와 350억달러(약 40조원)의 세금을 더 내기로 했다. 일자리도 2만개를 약속했다. 자동차업체 피아트 크라이슬러, 도요타, 마쓰다는 공장을 지어 수천개 일자리를 만드는 데 동참했다. 스타벅스와 월마트는 임금을 올렸다. 월트디즈니 등 보너스 잔치를 여는 기업들도 많다. 지난해 미국의 실업률은 4.1%로 완전고용 상태에 가까워졌다. 감세가 일으킨 선순환 효과다.

트럼프의 인프라 정책은 이 선순환 효과와 맞물리는 시너지 효과를 노린 것이다. 연방 예산은 적고, 지방정부와 민간투자 예산을 끌어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의회에 요청한 연방지출 예산은 2000억달러뿐이다. 나머지 1조3000억달러는 지방정부와 기업들 몫이다. 1930년대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뉴딜정책과는 해법이 다르다. 당시 루스벨트 대통령은 인프라 예산 대부분을 연방 예산으로 썼다. 예산이 그냥 나온 것은 아니다. 기업들과 부유층을 쥐어짠 결과다. 고소득자 소득세율과 상속세율을 올리고 기업 법인세도 올렸다. 감세효과가 인프라 투자 유치까지 이어지도록 하는 게 트럼프식 뉴딜정책의 최대 과제다.

트럼프의 뉴딜정책은 한국 기업들에 큰 기회다. 특히 미국 현지 중장비업체 밥캣을 인수한 두산그룹엔 호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 건설시장은 정반대다. 올해 정부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은 19조원으로 전년보다 14% 줄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SOC예산 축소로 전국 일자리 4만3000여개가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가 부활해 서울 주요지역의 아파트 재건축도, 아파트 공급도 늘리기 힘들다. 이래선 일자리 정부라는 말이 민망하다. 국내 건설업체들이 미국 인프라시장이라도 뚫어야 할 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