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yes+컬처] 무엇을 보든, 새로운 세계..국공립 미술관 2018 라인업

박지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01 16:59

수정 2018.02.01 19:00

국립현대미술관은 뒤샹.아시아.. 서울시립미술관은 시대와 소통
▲마르셀 뒤샹 '샘'(1917년작.1950년 재현.필라델피아 미술관 소장)
▲마르셀 뒤샹 '샘'(1917년작.1950년 재현.필라델피아 미술관 소장)


올 한해 미술관에서 볼만한 전시는 무엇이 있을까. 신년을 맞이해 국립현대미술관(MMCA)과 서울시립미술관(SeMA)이 2018년 전시 라인업을 각각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국공립 미술관들은 올해도 국내외 근현대 미술에 대한 탐구를 강화하고 시대에 발맞춰 밖으로 외연을 확장하는 '내치외교' 행보에 나설 계획이다. 개관 30주년을 맞은 서울시립미술관은 지나온 발자취를 되새기며 변화하는 시대 속 사회 커뮤니티들과 교류하며 미술 생태계 확장에 나서고, 아시아의 미술 허브를 꿈꾸는 국립현대미술관은 '아시아 집중' 프로젝트를 본격 가동한다.

■국립현대미술관 '뒤샹'과 '아시아'에 포커스

국립현대미술관은 올 한해 한국 현대미술사를 재정립하고 아시아 관련 전시에 역량을 집중한다. 김중업, 이성자, 윤형근, 박이소 등 한국 중견 및 거장의 개인전이 이어지고, 현대미술에서 '레디메이드' 개념을 도입, 남성용 소변기를 '샘'이라는 작품으로 탈바꿈시킨 마르셀 뒤샹과 레바논 사진작가이자 영화감독인 아크람 자타리, 독일 영화감독이자 미디어아티스트인 하룬 파로키 등 국내외 현대미술 거장전도 진행한다.

특히 올 연말 서울관에서 열리는 '마르셀 뒤샹'전은 역대 최대 규모인 110여점의 작품이 전시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현대미술의 선구자로 여겨지는 뒤샹을 오늘날의 동시대적 맥락에서 바라보는 이 전시는 미국 필라델피아미술관 소장품을 중심으로 대표작 '샘', '레디 메이드'를 비롯해 뒤샹 최후의 작품으로 알려진 '에떵 도네'를 VR로 재현한다. 또 만 레이를 비롯해 당대 작가들의 관련 작품, 뒤샹을 소재로 한 사진, 드로잉 작품 등이 설치될 예정이다. 이 전시는 순회전으로 도쿄국립박물관을 거쳐 국립현대미술관 그리고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립미술관로 이어진다.

아시아 미술의 허브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중장기 기획 일환으로 국제네트워크 전시 및 프로젝트도 진행한다. 이를 통해 아시아 현대미술의 중심기관으로 부상하고 한국 현대미술의 국제 위상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다. 4월부터 7월까지 서울관에서 진행되는 아시아 기획전 '당신은 몰랐던 이야기'는 30여명의 아시아 지역 작가 및 그룹을 초대해 그들의 다양한 신작을 선보인다. '문화변동과 아시아 현대미술-1960~1990'은 1960년대부터 90년대까지 아시아 각국에서 진행된 사회.문화.정치적 변화와 이에 따른 아시아 현대미술의 다양한 양상을 조명하는 국제기획전이다. 국립현대미술관, 도쿄국립근대미술관, 국립싱가포르미술관 공동주최로 진행하며, 각 미술관 큐레이터들의 4년여 간의 공동 연구조사의 결과물을 150여점의 주요 작품들로 선보이는 대규모 국제전이다. 전시는 10월 도쿄국립근대미술관에서 시작해 내년 초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을 거쳐 국립싱가포르미술관으로 이어진다. 이 밖에 일제강점기인 1938년 개관해 80주년을 맞이한 덕수궁관은 근대미술 소장품을 중심으로 한 클래식한 전시가 1년 내내 열린다.

▲진기종 'CNN'(4채널 실시간 비디오 설치.가변크기 2007년)
▲진기종 'CNN'(4채널 실시간 비디오 설치.가변크기 2007년)


■개관 30주년 서울시립미술관 '시대와 소통'

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올림픽 관련 전시 개최를 위해 개관한 서울시립미술관은 올해 30주년을 맞아 시대와 소통하는 전시를 대거 기획했다. 오는 6~8월 서소문 본관에서 진행되는 개관 30주년전 '디지털 프롬나드:22세기 산책자'는 '자연'과 '산책'을 키워드로 선별된 소장품 30점과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활용한 젊은 작가들의 작업이 어우러지는 전시로 미술 및 미술관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몰입, 참여를 이끌어낸다.

한국 현대미술사 속 서울시립미술관의 발자취를 되새기고 동시대를 비추는 거울과 같은 전시는 북서울 미술관에서 진행된다. 4월부터 열리는 '게임이 된 세계'전은 사이버 공간과 현실 세계간의 동기화가 가속화되는 디지털 시대를 맞아 동시대 작가들의 작업을 통해 이미 우리 앞에 와있는 디지털 매체 환경에 대해 성찰한다. 또 일인 매체시대를 구가하고 있는 동시대의 매체 환경 속에서 변화를 거듭하고 있는 뉴스와 이를 차용하거나 고찰하는 작품들을 통해 일상 속에서 우리의 삶을 규정하는 요소들을 돌아보는 '뉴스'전도 오는 10월부터 내년까지 연다.

또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사회 변화를 촉발하는 '미술적 실천'의 중심 동력을 모색하고자 하는 노력도 이어진다. 올해 10회를 맞이하는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도 서울시와 서울시립미술관이 주축이 돼 역동하는 예술 현장의 모습을 비춘다.
오는 9월 6일부터 11월 18일까지 서소문 본관과 분관에서 진행되는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는 기존의 1인 감독 기획 체제에서 벗어나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예술, 경제, 환경, 정치, 사회 등 폭넓은 분야와 소통하며 사회의 새로운 전환 계기를 만든다.

이 밖에 한국현대미술사의 주요 작가들을 재조명하는 전시도 진행한다.
12월 서소문 본관에서 열리는 '한묵'전은 한국 추상회화의 거장 한묵(1914~2016)의 유고전으로 전 시기에 걸친 대표작과 함께 유화, 판화, 드로잉, 서예 등 전 분야를 포괄해 한묵의 미술사적 위상을 새롭게 조명한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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