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사그라들지 않는 '최저임금 혼란'

정부의 '최저임금 대폭 인상' 정책이 시행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혼란은 여전하다. 시행 초기라 물론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득'보다는 '실'이 많은 모양새다. 정부는 올해 최저임금을 전년 대비 16.4% 인상했다. 최저임금이 오르면 하위계층의 소득이 오르고, 이를 통해 현재 우리나라 경제의 가장 큰 문제인 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막상 제도 시행 이후 편의점, 식당 등에서는 오히려 종업원 수를 줄이며 수익보전에 나섰고 이는 하위계층의 일자리 상실로 이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음식.숙박업 취업자는 전년 동기 대비 2.1%(4만9000명)나 줄었다. 경비원이 속한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서비스업도 9000명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식당이나 프랜차이즈 매장 등에서 요금을 인상하고 나서면서 서민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사실 최저임금 인상이 올해만 이뤄진 건 아니다. 그럼에도 매년 이어지던 최저임금 상승에 대해 올해 이같이 더 극단적 대응이 나오는 것은 무엇보다 소통 부재가 원인이라는 말이 나온다. 최소한의 사회적 합의 없이 최저임금이 급격히 오르면서 중소·영세업자들의 정부에 대한 불신이 커졌다는 것이다. 소득보전 대책으로 내세운 일자리안정자금 지원책도 기준이 높은 데다 실질적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여전하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영세·자영업자의 부담은 그대로인 상황에서 국가재정으로 민간기업 근로자의 임금을 직접 지원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것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종업원 임금을 보전하는 이상한 구조가 되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문재인정부가 공약으로 내세운 '2020년까지 1만원 달성'이다. 이를 위해서는 내년과 후년 역시 올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최저임금이 올라야 한다.
당시 주요 대선 후보들이 모두 최저임금 1만원을 공약으로 내세웠던 만큼 금액과 시기에 대한 논리적 근거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상황이나 사회가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데 최저임금과 같이 국가경제에 큰 영향을 끼치는 문제를 미리 정해두고 올린다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반대하는 입장도 분명히 있다. 이번 혼란을 거울 삼아 정부가 좀 더 현장의 목소리를 고려한 정책 묘수가 필요하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생활경제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