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이재용 항소심 5일 선고] “이병철 손자·이건희 아들 아닌 초일류 기업 만드는 리더가 꿈”

전용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04 17:23

수정 2018.02.04 17:23

李부회장이 쓴 2심 최후진술“빚이 많은 사람… 모든게 내 불찰”
"대통령이 도와주면 제가 성공적인 기업인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그런 어리석은 생각은 안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지난해 12월 27일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밝힌 이 부회장의 최후진술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1심 때와 마찬가지로 이 부회장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최후진술은 노트 약 다섯 쪽 분량으로 "모든 게 다 제 불찰"이라면서도 "경영승계를 위한 청탁이 있었다"라는 특별검사팀의 논리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 부회장은 최후진술에서 "대한민국에서 저 이재용은 가장 빚이 많은 사람"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좋은 부모 만나 좋은 환경에서 윤택하게 자랐고 받을 수 있는 최상 교육 받았고 삼성이라는 글로벌 일류기업에서 능력 있고 헌신적인 선후배들과 같이 일할 수 있는 행운까지 누렸다"면서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어떻게 하면 우리 사회에 보답할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살아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인으로서의 꿈을 털어놨다.
이 부회장은 "선대회장이신 이병철 회장님이나 이건희 회장님과 같이 능력을 인정받아 우리나라를 위해 조금이라도 더 헌신하고 제가 받은 혜택을 나누는 참된 기업인으로 인정받고 싶었다"면서 "재벌 3세로 태어났지만 제 실력과 노력으로 더 단단하고 강하고 가치 있게 삼성을 만들고 싶었고 세계적인 초일류기업의 리더로 인정받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전적으로 저 자신에게 달린 일"이라며 "대통령이 아니라 대통령 할아버지가 도와줘도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특검이 경영승계를 위해 뇌물을 준 정경유착 사건이라는 주장을 우회적으로 반박한 것이다.


이 부회장은 "이병철 손자나 이건희 아들이 아닌 선대 못지않은 기업인으로 인정받고 싶었다"면서 "제 꿈을 이루기 위해 어느 누구의 힘을 빌릴 생각도 없었고 빌리지도 않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끝으로 "모든 게 다 제 불찰"이라며 "같이 재판받는 다른 피고인들에 대한 선처를 부탁드린다.
다 제가 지고 가겠다"고 말했다.

courage@fnnews.com 전용기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