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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개통 '연륙교' 명칭 놓고 경남 남해군-하동군 첨예 대립

남해 "관례대로" vs. 하동 "이순신 장군 역사 반영해야" 
3차례 회의불구 결론 못내..대법원 확정판결효력 지닌 국가지명위 내달 결정에 촉각

오는 6월 개통 예정인 가칭 '제2남해대교'가 9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정작 남해군과 하동군 두 지자체간 교량명칭을 놓고 갈등이 표면화 하면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 창원=오성택 기자】 경남 남해군과 하동군을 연결하는 새 연륙교(가칭 제2남해대교) 명칭을 두고 두 지자체가 한 치의 양보 없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갈등을 빚고 있다.

국내 최초의 현수교인 남해대교는 지난 1973년 6월 준공 이후 45년간 남해도(島)와 육지를 연결하며 동양 최대의 현수교로 이름을 날렸으나 교통량 증가로 인한 차량정체 및 노후로 도로 기능이 한계에 달했다.

이에 정부는 지난 2009년 1800억 원을 투입해 남해대교와 550m 떨어진 경남 하동군 금남면 노량마을과 남해군 설천면 감암마을을 연결하는 길이 990m, 왕복 4차로의 가칭 제2남해대교 건설에 들어갔다. 오는 6월 개통을 목표로 현재 90%의 공정률을 보이는 가운데 새 교량 명칭이 최대 난관으로 떠올랐다. 남해군은 '제2남해대교'를 하동군은 '노량대교'를 주장하며 첨예하게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남해군은 △교량을 설계할 때부터 '제2남해대교'로 불린 점 △남해군민들의 생명줄이라는 점 △섬을 잇는 교량의 명칭은 섬 이름을 우선으로 짓는 것이 관례라는 점을 명칭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또 기존 남해대교 기능을 대체하는 교량인 만큼 '제2남해대교'라는 이름을 붙여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하동군은 △교량 설계자가 이순신 장군과 거북선을 모티브로 설계했으며 △교량 아래 바다가 노량해협이라는 점 △기존 교량을 대체하는 교량 명칭에 '제2'라는 명칭으로 부르지 않는다는 점을 들었다. 더구나 남해군이 40여 년간 기존 남해대교 명칭을 독점한 만큼 새 교량은 두 지자체가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명칭을 사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교량이나 도로명칭은 국토지리원 국가지명위원회에서 결정하지만 통상 관할 광역단체 지명위원회의 추천으로 확정하는 것이 관례다.

경남도 지명위원회는 새 교량 명칭을 두고 두 지자체간 갈등이 평행선을 달리자 지난해 10월 30일과 11월 10일, 19일 등 총 3차례에 걸쳐 지명위원회를 열고 중재했으나 끝내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공을 국가지명위원회로 넘겼다.

도는 두 지자체의 명칭 주장에 근거가 있는데다 새 연륙교 관리주체가 국가이고 최종 명칭 결정권이 국가에 있는 점을 들어 국가지명위원회에 결정을 요청하기로 했다.

새 연륙교 명칭은 오는 3월 열리는 국가지명위원회의 의결내용을 국토교통부장관이 고시하면 최종 확정된다. 그러나 국가지명위원회가 최종 명칭을 확정하더라도 두 지자체가 순순히 수긍하고 받아들일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특히 남해군은 경남도 지명위원회가 하동군 쪽에 무게 추를 두고 있다며 박영일 군수가 직접 성명을 발표하는 등 제2남해대교 명칭 관철을 위한 남해군민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지난해 11월 700여명의 군민과 함께 도청 앞에서 집회를 벌이기도 했다.

남해군 관계자는 "원래 교량은 섬 주민을 위한 것으로 교량 건설의 목적 대상은 섬"이라며 "섬 주민들의 유일한 교통수단이자 생명줄이기 대문에 새 연륙교의 주인은 남해군"이라고 주장했다.

남해군은 국가지명위원회에서 선례나 관례를 무시하고 새 연륙교 명칭을 '제2남해대교'가 아닌 다른 명칭으로 결정할 경우 행정소송도 불사한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이에 대해 하동군 관계자는 "국가지명위원회에서 '노량대교'명칭 주장 근거를 상세하게 소명하겠다"면서도 "새 교량 주탑이 V자 형태로 이순신 장군의 23전 23승 승리(Victory)를 의미하는 등 '노량'이라는 역사적 배경을 감안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이어 "남해대교 주변에 이순신대교, 거북선대교 등 이순신 장군 관련 교량이 많다"며 "새 연륙교가 '노량대교'로 명명되면 이순신 장군 성역화 효과가 배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남도 관계자는 "3차례에 걸친 도 지명위원회의 모든 기록을 국가지명위원회에 넘겼다"며 "국가지명위원회가 기록을 검토한 뒤 최종결정을 내리면 대법원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갖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