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장칼럼]

부동산 대책 내놓는 장관들의 말말말

부동산 정책들은 시장 안정기에는 나오지 않는다. 과도하게 오르거나 침체돼 시장에 맡겨둘 수 없다는 판단이 설 때 대책들이 나온다. 그렇다면 부동산 시장의 변곡점을 만들었던 대책들을 책임진 장관들은 발표 당시 어떤 얘기를 했을까.

참여정부의 대표적 부동산 정책인 8.31 대책. 부동산 시장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발표됐던 8.31 대책은 한덕수 경제부총리의 "부동산 투기는 이제 끝났다"는 말처럼 전방위 대책이 나왔다. 당시 한 부총리는 "'부동산 불패'라는 잘못된 믿음을 깨뜨리고, 부동산의 거품을 제거해 시장을 반드시 정상화시킬 것"이라고 자신했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됐던 이명박정부에서 박근혜정부 초반까지는 경기부양에 비중을 뒀다. 2013년 4.1 대책 발표 당시 서승환 장관은 "위기상황이 계속되면 민생과 금융시스템, 나아가 거시경제 전반에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부동산 시장을 살려야 한다는 게 최우선 과제였던 셈이다.

집값 과열 우려가 제기된 상황에서 나온 2016년 11.3 부동산대책은 과도한 투자수요 억제가 핵심이었다. 청약조정지역이라는 새로운 카드를 내놓은 강호인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은 "정부 주택정책의 기본적인 책무는 주택시장의 안정적 관리와 서민.중산층의 주거안정"이라며 "과도한 단기 투자수요를 걸러내면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이 쉬워지고 집값불안 확산이나 분양가의 과도한 상승 등도 차단할 수 있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잠시 주춤했던 주택시장이 뜨겁게 타올랐고, 문재인정부는 8.2 대책을 통해 참여정부의 규제들을 대거 부활시켰다. 특히 참여정부 당시 나왔던 '투기'라는 용어가 다시 등장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주택시장 불안은 수년간 이어진 과도한 규제완화가 저금리, 대내외 경제여건 개선과 맞물리면서 투기수요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라며 "더 이상 투기와 주택시장 불법행위를 좌시하지 않고 실수요자 중심으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경고했다.

부동산 시장만큼 정부의 개입이 많은 곳도 없다. 또 그런데도 이처럼 정책이 제대로 먹혀들지 않은 곳도 없다. 특히 규제를 풀고 유동성을 공급해 인위적으로 띄울 수는 있지만 타오르는 시장을 규제로 식히기는 어렵다. 그래서 지금이 더 어렵다.
이제 나올 만한 카드는 다 나왔고, 예정된 규제들도 이미 패가 노출된 상태다. 시장이 둔감해진 것도 이런 이유다. 이젠 히든카드를 준비해야 할 때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건설부동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