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익의 재팬톡!]

'투기'라 뭇매 맞는 가상화폐 투자. 대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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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팬톡 외전: 코인톡!] 가상화폐 붐을 파헤쳐 보자.⓺
- 비트코인 6주만에 60% 가까이 폭락
- 가상화폐 급락하자 ‘투기’ 여론 강세
- 팩트체크:주식과 가상화폐 투자 비교
- 세계 정부 “시장 잠식을 위한 규제가 아닌 투자자보호 위한 규제 논의 활발”

코인마켓캡 비트코인 시세 추이 /사진=coinmarketcap.com
【도쿄=전선익 특파원】“비트코인 버블이 결국 터졌다.”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하면서 국내 언론들과 금융 관련 연구소들은 앞다퉈 가상화폐 버블붕괴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여론은 가상화폐를 '투기'수단으로 몰아붙이며 도박에 비유하기도 하고 투자자들에게는 '코인충’이라는 비하 용어도 붙이고 있습니다.

결국 한국에서는 가상화폐 투자는 투기로 규정돼 버린 것입니다. 정부도 투기방지에 초점을 맞춰 가상화폐 정책을 세우고 있습니다.

국내 포털사이트 비트코인 급락 기사에 달린 댓글 /사진=fnDB
■가상화폐는 투기수단?
가상화폐를 무조건 투기로 몰아붙이는게 타당할까요? 고교생을 위한 사회용어 사전에 따르면 투자와 투기는 이익을 추구한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그 방법에 있어 투자는 생산 활동을 통한 이익을 추구하지만 투기는 생산 활동과 관계없는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명시돼 있습니다.

우리에게 친숙한 주식 투자는 기업의 생산 활동을 돕는 행위이기 때문에 투자로 보는게 맞습니다. 상장기업들은 주식을 발행해 얻은 수익으로 자신들이 목표한 바를 이뤄 사회 발전을 꾀하고 또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합니다.

그렇다면 가상화폐투자는 어떨까요? 정말 일각에서 주장하는 대로 생산성이 없는 투기일까요?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들이 가상화폐공개(ICO)를 통해 발행하는 코인/토큰은 기업들의 초기자본금으로 쓰입니다. 초기자본금을 모으기 힘들었던 스타트업들은 가상화폐의 등장으로 보다 쉽게 자본금을 모을 수 있게 됐고 이것은 기업 활동을 돕습니다. 기업들이 목표한 바를 이뤄 사회 발전을 이뤄내고 일자리를 창출해 내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쉽게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싸이월드라는 기업이 도토리라는 가상화폐를 만들어 선판매를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모인 자금은 초기자본금으로 쓰여 싸이월드는 일할 사람도 뽑고 시스템 투자도 이뤄 자신들이 목표했던 개인 홈페이지 사업을 시작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국내 포털사이트 비트코인 급락 기사에 달린 댓글 /사진=fnDB

■실체가 없으니 투기다(?)
가상화폐를 선호하지 않는 사람들은 가상화폐 투자는 권리도 없고 배당도 없기에 투기라고 지적합니다. 아무런 가치도 없는 ‘허상’이라는 말이지요.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정보에 의해 얻어지는 일반화된 오류입니다. 비트코인 만을 보고 모든 다른 가상화폐를 똑같이 판단하는 것입니다. 또는 가상화폐라는 이름만 듣고 선입견을 가지고 바라보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입니다.

기업들의 ICO에 의해 발행되는 코인/토큰은 기업이 앞으로 제공할 서비스나 상품을 미리 선구매 하는 것입니다. 권리도 없고 배당도 없지만 실질적으로 그 기업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디지털 상품권 같은 존재여서 가치가 있습니다. 기업이 발행하는 주식과 똑같이 코인/토큰의 가격이 오른다고 기업의 자본량 자체가 늘어나지는 않습니다. 다만 주식과 마찬가지로 가격이 오를 경우 회사를 더욱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만들어주고 투자자들이 바라는 더 좋은 회사가 됩니다.

그렇다면 비트코인은 아무런 가치가 없는 가상화폐일까요? 그것도 아닙니다. 비트코인은 기업들이 발행하는 모든 코인/토큰을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실제 화폐 역할을 합니다. 제한된 숫자만 발행돼 기축 통화 역할을 하는 값어치가 있는 것입니다.

올해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렸던 세계경제포럼(WEF, 다보스포럼)에서는 가상화폐(Cryptocurrency)를 디지털자산(Digital Asset)으로 표현을 했습니다. 세계 각국이 시장을 활성화 시켜보니 화폐의 기능보다 금과 같이 자산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명칭을 바꿔 말한 것입니다.

미국 경제지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지난해 1월 전체 비트코인 사용자 100만명 가운데 900여명이 전체 비트코인의 절반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지난해 1월 기준 시티그룹 통화분석가 스티븐 잉글랜더의 조사에 따르면 상위 0.1%가 비트코인의 50%를 갖고 있으며, 상위 1%는 80%를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었습니다. 부의 배분이 올바르지 않다고 지적하는 많은 분들은 이 수치를 자주 인용합니다.

주식 투자는 그렇다면 어떨까요? 수많은 모의투자 결과를 살펴보면 상위 0.5%가 꾸준히 50% 수준의 수익을 내고 상위 1~3%만이 약 20~25%의 수익을 냅니다. 그 이하는 꾸준한 수익을 기대하기 힘든 것이 실상입니다.

/사진=연합뉴스
사람들은 주식이나 가상화폐에 투기가 아닌 투자를 합니다. 투자를 하는 이유는 인플레이션 때문입니다. 통화량의 증가로 화폐가치가 하락하고, 모든 상품의 물가가 전반적으로 꾸준히 오르기 때문에 투자처를 찾는 것입니다. 이것은 규탄 받아야 할 행동도 아니고 잘못된 행동도 아닙니다. 은행 이자는 사실 돈의 가치를 유지해 주는 수단이지 돈을 벌게 해주는 수단은 아닙니다.

투자자들은 각자가 자신이 투자한 것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합니다. 주식이든 가상화폐든 묻지마 투자를 통해 피해를 봤다면 전적으로 그것은 자신의 선택에 의한 대가입니다.

정부가 해야 하는 일은 시장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일관된 정책으로 투자자들을 보이스피싱과 사기 같은 억울한 피해로부터 지켜주는 일입니다. 지금 세계 각국의 정부들이 방식은 다르지만 하고자 하는 일이 바로 그것이라 생각합니다.

■가상화폐 투자를 인정하고 투자자 보호 정책 폈으면
다보스포럼에서는 가상화폐가 정식 토론 안건으로 선정됐었습니다. 한국의 수많은 언론들은 이를 보도하며 다보스포럼에서 각국의 경제지도자들이 가상화폐를 비판하고 부정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말한 내용을 꼼꼼히 살펴보면 모두 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규제를 말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제이 클래이튼(Jay Clayton) 의장과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크리스토퍼 지안카를로(J. Christopher Giancarlo) 의장이 WEF를 앞두고 월스트리트저널에 가상화폐와 관련된 논설문을 기고한 내용 중 일부 /사진=Wall Street Journal 내용 발취
“CFTC와 SEC, 그리고 미국 정부 기관들은 (가상화폐)시장의 투명성과 진실성을 위해 힘을 합칠 것이고 무엇보다 사기 행위와 범죄 행위가 없어지도록 노력할 것이다.”
가상화폐 '테더'를 수사중인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제이 클래이튼(Jay Clayton) 의장과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크리스토퍼 지안카를로(J. Christopher Giancarlo) 의장이 다보스포럼이 한창이던 지난 1월 25일(미국시간) 내놓은 가상화폐와 관련된 공개보고서(Public Statement) 중 일부입니다.

이들의 규제가 투자자 보호에 우선돼 있음을 절실히 나타내는 문장입니다.
기고문의 마지막에 “(가상화폐) 시장은 새롭고 진화하고 있으며 국제적이다”라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발빠르게 진취적 시점으로 시장을 대해야 한다”고 명시했습니다. 이들의 말처럼 이 시장은 신기술로 이뤄져 불확실성이 짙고 섬세한 시장입니다. 투자자를 보호 하기 위한 일관된 규제로 시장의 성장을 이끄는 대한민국 정부를 기대합니다. sijeon@fnnews.com 전선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