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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들, 삼성 이재용 부회장 석방에 향후 투자전략 관심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06 13:22

수정 2018.02.06 15:21

5일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나오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5일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나오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5일 석방되면서 향후 삼성그룹의 투자전략이 해외 언론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외신들은 이번 석방과 관련해 한국 내 공정성 시비를 지적하면서도 이 부회장의 신규 투자 가능성에 주목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시간) 메모리 반도체와 스마트폰 너머 신 영역 개척을 노리는 삼성이 이번 사건으로 경영권 공백을 메울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삼성이 2016년 전장업체 하만을 인수한 사례를 지적하며 이 부회장이 생명과학분야의 투자를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증권사 샌포드C.번스타인의 마크 뉴먼 애널리스트는 "이제 이 부회장이 돌아왔으니 삼성이 그보다 더 큰 것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싱가포르 일간지 스트레이트타임스도 6일 보도에서 삼성전자 관계자를 인용해 삼성의 투자 확대를 예견했다.
익명의 관계자는 "일반적인 관점에서 이 부회장이 풀려난다면 인수합병이나 반도체 라인 확장 같은 대규모 투자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삼성 내 소식통을 인용해 비슷한 의견을 냈다. 소식통은 "그동안 이 부회장의 부재로 대규모 합병이나 국제적인 파트너십이 정체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이 부회장이 새로운 사업 결정을 내리더라도 투자환경이 예전과 다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문은 최근 중국 정부가 국가차원에서 중국 반도체기업들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며 이들이 삼성의 잠재적인 경쟁자라고 설명했다.

한편 외신들은 이번 판결을 둘러싼 한국 사회의 반향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NYT는 과거 한국의 많은 재벌 총수들이 비리혐의로 기소되더라도 정작 가벼운 형량을 받았다며 이번 판결로 한국 내에서 재벌 길들이기가 불가능하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AP통신 역시 냉정한 판결을 기대했던 많은 이들이 관대한 형량에 놀랐다고 전했다. 영국 BBC방송은 재판과정을 소상히 소개한 뒤 한국 사회에서 광범위한 영향력을 지닌 재벌에 대한 분노가 대중 사이에서 자라나고 있으며 이번 사건이 그 중심에 있었다고 풀이했다.
미 경제매체 쿼츠는 이번 사건이 문재인 정부가 재벌과 관련된 비리를 어떻게 다루는 지 보여주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됐다고 평가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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