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이재용 부회장, 평택 30조 투자로 경영 정상화 시동.

전용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06 16:38

수정 2018.02.06 17:42

평창올림픽 참석,  갤럭시S9 공개 행사 참석 전망
1년 이상 총수 부재로 멈췄던 삼성이 경영 정상화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항소심 선고 재판에서 집행유예를 받고 석방되면서 그룹에 '구심력'이 다시금 생겼기 때문이다. 실제 이 부회장은 별도의 공식 일정은 소화하지 않고 있지만 이 부회장의 존재만으로 그룹에 긴장감과 함께 활기가 돌고 있다는 게 내부 임직원들의 전언이다.

이 부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지난 1년간 세대교체를 내세운 대규모 사장단 인사와 주주환원 확대, 주식 액면분할 등 주요 경영 현안은 옥중에서도 꾸준히 챙겼다. 하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각종 현안이 산적해 있는 만큼 이 부회장이 예상보다 빨리 경영 현장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재용 첫 행보는 평택 투자
6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의 석방으로 그동안 내부 검토 작업을 하던 대규모 투자가 속속 가시화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경기도 평택 반도체 단지에 약 30조원을 투자해 제2생산라인을 건설하는 방안이 사실상 확정됐다. 삼성전자는 조만간 사내 경영위원회를 열고 평택 2라인 투자를 안건에 올릴 예정이다. 이 부회장의 석방으로 이 같은 초대형 사업과 관련한 의사결정이 보다 속도를 내게 된 것이다.

실제 평택시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출소에 삼성전자의 움직임도 빨라졌다"면서 "국가 차원의 사회공헌과 지역사회 발전에 탄력이 붙는 분위기다"고 전했다. 2라인과 동일 규격인 1라인은 단일 라인 기준 세계 최대 규모로 축구장 약 400개 넓이의 부지에 들어섰다. 건설 현장에 투입된 일평균 근로자만 1만2000여명에 달하는 등 지역 사회에 퍼지는 낙수 효과가 크다.

앞서 삼성전자는 협력사와 납품단가를 협상할 때 16.4%나 급등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영향을 반영해 주기로 했다. 이 부회장의 석방을 계기로 문재인 정부의 핵심 과제인 '일자리 창출'과 '최저임금 인상'에 보다 적극적으로 화답하고 있는 셈이다.

이 부회장의 공식적 외부 행보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이 될 전망이다.

오는 9일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명예위원인 이건희 회장이 지난 2011년 유치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 회장을 필두로 그룹 차원에서 유치에 총력을 기울였던 만큼 이 부회장이 직접 개막식장을 찾아 평창동계올림픽의 흥행을 적극 도울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 금융계열사도 정상화 속도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증권 등 4개 삼성 금융계열사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인사도 이르면 이번 주 내 단행될 전망이다. 3월에 열리는 주주총회 일정 등을 고려하면 이번 주에 인사가 단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의 석방을 계기로 금융계열사 CEO 인사가 발표가 완료되면 모든 삼성 주요 계열사의 경영이 정상화 궤도에 오르게 된다.

삼성그룹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사장단 인사가 이뤄졌고 이후 임원 인사까지 마무리됐지만 금융 계열사들의 경우 수년간 사장단 인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임원 인사도 정체된 상황이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등 삼성금융 계열사의 사장 인사는 공식적으로 지난 2014년 1월 말 이후 멈췄다.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과 안민수 삼성화재 사장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 등은 지난해 1월말에 3년 임기가 끝났다.

하지만 특검 수사 등으로 지난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가 미뤄지면서 지난해 1월말에 끝난 이들의 임기는 지난해는 물론,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지난해 1월 자연스럽게 임기를 3년 더 연장했다는 시각도 있다.

삼성 금융 계열사 관계자는 "이르면 이번 주 내에 금융 계열사 사장단 인사가 단행되고 설 전인 다음 주에 임원인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고 전했다.

■이 부회장, MWC2018 참석 관측
갤럭시S9 공개와 출시를 앞둔 무선사업(IM)부문의 발걸음도 가벼워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 갤럭시S8, 8월 갤럭시노트8 발표 당시 성대한 행사를 개최하면서도 이 부회장의 부재로 마냥 잔치 분위기에 빠질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석방되면서 스마트폰 사업 등 모바일 부문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삼성전자는 이달 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8' 현장에서 차세대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갤럭시S9'를 발표할 예정이다. 업계에선 전세계 내로라하는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인사들이 모이는 MWC 현장에 이 부회장이 참석해 경영 행보에 본격 돌입할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은 현재 전세계 시장점유율 1위지만, 출하량 기준 1·2위 시장인 중국과 인도에서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중국에선 2014년만 해도 1위였지만, 현재는 1%대 점유율로 5위 밖으로 밀려났다.
인도에선 지난해 4·4분기 샤오미에 밀려 2위를 기록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MWC 2018에 참석한다면 갤럭시S9에 힘을 실어줘, 그 자체로 마케팅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장기적으로도 각 사업부의 역할을 조율해 시너지를 내고, 스마트폰 시장의 리더로서 청사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courage@fnnews.com 전용기 홍창기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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