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역사 직시하자"- 아베 "새로운 관계 구축"

위안부 합의 무효화 후 첫 만남
미묘한 분위기 속 '동상이몽' 발언

문재인 대통령이 평창올림픽 개막식이 열리는 9일 강원 용평 블리스힐스테이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역사를 직시하면서도 지혜와 힘을 합쳐 양국 간 미래지향적 협력을 추진하고자 합니다."(문재인 대통령)
"양국의 미래지향적이고 새로운 관계 구축을 위해 솔직하게 의견을 나눴으면 합니다."(아베 신조 일본 총리)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9일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의 미래지향적 관계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그러나 관점은 확연히 달랐다. 문 대통령은 "역사를 직시하겠다"는 전제를 달았고 아베 총리는 "새로운 관계를 구축하자"는 데 방점을 찍었다. 그야말로 '동상이몽'이다.

평창올림픽 개막식이 열리는 이날 문 대통령은 강원 용평 블리스힐스테이에서 아베 총리와 세 번째 정상회담을 했다. 특히 이번 회담은 정부가 지난해 '12·28 한일 위안부합의'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식 발표한 이후 첫 만남이다.

문 대통령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뵙고 5개월 만이다"라며 환영의 인사를 건넸고 아베 총리는 "평창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세심하게 준비하신 데 대해 경의를 표한다"며 화답했으나 두 정상 간의 분위기는 복잡미묘했다. 우리 정부의 위안부 합의 무효화 선언 이후 급격히 경색된 한일관계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문 대통령은 "한·일 양국은 1965년 국교정상화 이후 지난 반세기 동안 꾸준한 관계발전을 이룩해왔다. 이는 양국이 모든 분야에서 협력동반자 관계라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면서 "양국이 마음이 통하는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기를 진정으로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셔틀외교를 복원하고 개선하는 등 정상차원의 긴밀한 소통을 강화하자"고 강조했다.

이에 아베 총리는 "평창올림픽 성공을 도쿄올림픽 성공으로 이어갈 수 있었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 함께 혐력해 나갈 수 있다"면서도 양국 관계보다는 북한 문제에 중심축을 둔 채 "회담에서는 북한 문제에 대해 일본과 한국, 그리고 일본·한국·미국 간의 긴밀한 협력 관계를 재확인하자"고 했다.

위안부 합의에 대한 대화를 공식 석상에서 나누진 않았다. 다만 이어진 비공개 회담에서 위안부 합의에 대한 양 정상의 팽팽한 신경전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아베 총리는 이날 방한에 앞서 "문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한일 위안부합의를 성실히 이행해야 한다는 일본의 입장을 명확하게 전달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이에 비교적 강한 수위의 발언도 나왔을 것으로 점쳐진다.

문 대통령이 역사문제와 양국의 미래지향적 관계를 분리해서 다루겠다고 수차례 강조해왔으나 이같은 구상에 아베 총리가 호응할지는 미지수다. 문 대통령은 앞서 신년기자회견 등을 통해 '위안부합의는 정부 간 공식 합의이지만 잘못된 부분은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ehkim@fnnews.com 김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