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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키워드!] 순식간에 주저앉은 美 증시.. 컴퓨터 매매와 투매의 합작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09 17:47

수정 2018.02.09 21:19

플래시 크래시
글로벌뉴스를 핵심 키워드로 살펴보는 고정물을 시작합니다. 키워드를 통해 국제 정세, 금융, 산업, 기업 트렌드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알차게 지면을 꾸미겠습니다. <편집자주>.

이번주 전세계를 패닉에 빠뜨린 미국 뉴욕증시 급락을 두고 전문가들은 '플래시 크래시(flash crash)', 또는 '미니(mini) 플래시 크래시'를 떠올렸다고 한다. '플래시 크래시'란 주가나 채권 금리가 단시간에 급락하는 상황을 말한다. 2010년 5월 6일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장마감을 15분 남기고 순간적으로 폭락한 사건에 붙여진 이름이다.

당시 한 투자은행 직원이 거래 단위로 M(Million) 대신 B(Billion)를 누르는 팻핑거(컴퓨터상으로 주문할 때 실수로 입력된 오류를 가리키는 말)를 범해 불과 15분 만에 998.5포인트(9.2%) 가까이 급락한 바 있다.


이번주 뉴욕증시 폭락은 플래시 크래시에 대한 기억을 되살아나게 했다. 지난 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700포인트 넘게 하락하던 다우지수는 당일 오후 3시 1분에 800포인트, 3시 5분에 900포인트, 3시 8분 1000포인트, 3시 9분 1100포인트, 3시 10분 1400포인트, 3시 11분 1500포인트, 3시 12분에는 1597포인트까지 숨쉴 틈도 없이 무서운 속도로 빠졌다. 다행히 오후 4시 장 마감 전 일부 회복해 전장 대비 1175.21포인트, 4. 6% 폭락한 2만4345.75로 장을 마감했다. 단순 하락폭으로는 역대 최대, 하락률로는 2011년 8월 이후 최고치다. 8일에도 다시 패닉장세였다. 다우지수는 이날 사상 두번째 큰폭인 1033.89포인트떨어지면서 정점이었던 지난달 26일 대비 10% 이상 하락, 2만3860.46으로 내려앉았다.

2010년 당시는 '팻핑거'가 발단이었지만 이번에는 '알고리즘 매매'가 문제였다. 사람이 아닌 기계가 자동으로 매도하도록 설계돼 있는 프로그램이 매도 물량을 대량으로 쏟아낸 것이다.
지난 2일 발표된 미국의 1월 고용동향에서 임금 상승률이 예상보다 가파른 것으로 나타나자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과 이에 따른 금리인상 가속화를 우려해 주식매도에 나섰다. 여기에 컴퓨터의 알고리즘 매매가 합세하면서 주식 폭락으로 이어졌고 패닉에 휩싸인 투자자들이 추가 매물을 내놓는 '도미노 현상'이 벌어지면서 이날 오후 다우지수가 '자유낙하'했다.


알고리즘 매매는 인간의 감정을 배제하고 즉각적이고 정확하게 주식을 사고 판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번처럼 상승장 또는 하락장을 악화시킨다는 단점도 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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