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평창]

한반도에 모인 북·미·중·일..평창 ‘평화의 성화’ 타오른다

文대통령 ‘72시간 북핵외교전’ 美.日 외교결례로 ‘찬물’… "평화의 한반도로 세계에 보답하겠다"

성화 점화하는 ‘피겨퀸’ 김연아
9일 강원도 평창군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전 피겨선수 김연아가 성화 점화를 하고 있다. 김연아는 이날 개막식에서 성화봉송 마지막 주자로 등장해 성화 점화전에 미니 갈라쇼도 벌였다. 김연아는 여자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정수현(북한).박종아(남한) 선수가 함께 계단을 올라와 전달한 성화를 받아 점화했다. 연합뉴스
평창동계올림픽을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평화올림픽으로 만들기 위한 문재인 대통령의 '72시간 북핵외교전'이 본격 가동됐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10일 오전 11시 청와대 본관에서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으로 사실상 '특사'로 방남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북측 대표단장인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비롯한 북측 대표단을 접견하고 오찬을 함께 한다고 9일 밝혔다.

청와대를 방문하는 북측 참석자는 김영남 상임위원장, 김여정 제1부부장 외에 최희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등 4명이며, 우리측 참석자는 정의용 안보실장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이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문 대통령의 평양방문을 희망한다는 내용의 김정은 위원장 친서를 전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여정 일행은 이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방남, 평창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한 데 이어 문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 친서를 전달한 뒤 사흘 뒤인 11일 돌아간다. 김여정 일행이 머무는 채 72시간도 안되는 시간은 향후 남북관계 개선 및 북·미 대화 재개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은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 직전 각국 정상 및 국내 귀빈을 초청해 연 사전 환영만찬(리셉션)에서 "우리 미래 세대가 오늘을 '평화가 시작된 평창동계올림픽'이라고 특별히 기록해주길 바란다"며 평창동계올림픽이 북핵문제 해결의 돌파구가 될 것이란 자신감을 내비쳤다.

문 대통령은 강원 용평 블리스힐스테이 웰니스홀에서 열린 행사에서 "평창으로 세계가 보내온 우정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며"평화의 한반도로 멋지게 보답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평창동계올림픽이 아니었다면 한자리에 있기가 어려웠을 분들도 있다"면서 "우리가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가 세계의 평화를 향해 한걸음 더 다가갈 소중한 출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북한 대표단을 향한 특별 메시지였다.

문 대통령은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이뤄진 각국 정상 및 주요 외교사절과의 면담을 통해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북.미 대화 성사를 위한 중재활동에 적극 나섰다. 문 대통령은 이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의 오찬회담에서 "남북대화가 계속된다고 해서 남북 관계개선이 이뤄진다고 장담할 수 없으며, 결국 북.미 간 대화로 이어져야 하고 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고 청와대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전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이런 중재 노력은 당분간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고위급 단장으로 방한한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날 사전 환영만찬에서 함께 주빈석(헤드테이블)에 앉게 된 북한 김영남 상임위원장과의 대면을 꺼린 나머지 '지각 입장' '중도 퇴장' 등으로 외교 결례를 범하며 올림픽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미국의 대북 압박 기조가 예상보다 훨씬 강경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청와대는 펜스 부통령과 김영남 상임위원장 간 자연스러운 접촉을 유도한다는 차원에서 주빈석에 양측의 좌석을 배치했으나 미측이 이를 완강히 거부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펜스 부통령은 전날 문 대통령을 접견한 자리에서 "북한이 핵·미사일을 포기하는 그날까지 미국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압박을 앞으로 계속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검찰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사로 문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이날 문 대통령 주재로 열린 환영만찬에 참석했다. 이 전 대통령은 외국 정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문 대통령과 별도로 악수하지 않고 일반 출입구를 통해 입장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