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인사권-예산권, 국회로 넘어갈까..쟁탈전 시작

국회 헌법개정 및 정치개혁 특별위원회.
정해구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7일 서울시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정책기획위원회 개헌 준비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분권형 대통령제가 개헌정국의 공통 과제로 모아지면서 대통령의 '인사'와 '예산' 권한을 국회로 가져오기 위한 쟁탈전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벌써부터 국회에선 대통령 인사권 제한을 놓고 한바탕 설전이 벌어졌다. 이후 야권은 대통령 인사권을 화두에 올리며 군불 떼기에 들어가 대통령 인사권 제한이 1차적으로 큰 쟁점이 될 전망이다.

아울러 대통령의 예산편성권까지 국회로 가져와야한다는 목소리도 비등해지고 있어 분권의 핵심인 인사·예산 권한을 놓고 행정부와 입법부간 팽팽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대통령 인사권 제한 한목소리
10일 국회에 따르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 4년 중임제를 기본 골격으로 개헌 협상에 임할 계획이고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분권형 대통령제를 앞세울 계획이다. 결국 분권형에 교집합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대통령의 권한 중 어떤 것을 분리할지가 관심사다.

이 중 국회에서 가장 관심이 높은 권한은 인사권이다.

박명호 동국대 교수는 전날 한국당 주최 개헌토론회에서 분권형 개헌의 중요한 제도적 장치로 대통령 인사권 제한을 언급했다.

박 교수는 "모든 국무위원을 비롯해 법률로 정하는 고위공직자를 대통령이 임명할 때에 국회 소관 상임위의 인사청문회를 거친 다음, 국회의 동의를 받도록 해 대통령의 인사권을 제한하는 방법이 있다"고 소개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한국당 권성동 의원도 지난 7일 대정부질문에서 "대통령이 실질적인 인사권을 가진 이상 출세 지향적인 공무원의 심리를 막을 방법이 없다"며 "대통령께서 권력기관 개혁 의지가 있다면 인사권부터 내려놓고 기능을 재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당 외에도 여당에서도 인사권을 넘기는게 어떻겠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박광온 민주당 의원은 최근 여야 5당 의원들의 개헌 집중 토론회에서 "총리를 추천제로 할지 동의제로 할지, 총리에 내각 구성권을 주는 방식도 있다"며 "대통령이 총리를 지명하되 내각 구성권과 협상권을 주는게 어떤가"라고 제안했다.

■예산편성권, 긍정·비판 혼재
대통령의 예산편성권을 국회로 가져와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을 일정부분 해소하자는 주장도 제기된다.

현재는 정부가 예산안을 편성하고 국회는 예산안을 심의, 의결한다. 국회가 예산 감액은 할 수 있어도 증액하려면 정부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논란이 되고 있는 최저임금 인상과 공무원 증원 등이 예산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예산편성권이 국회에 있을 경우 현재 보다 정책 추진이 수월할 것이란 설명이다.

특히 여당은 예산법률주의 도입과 예산 증액 정부 동의 폐지를 개헌 당론으로 결정하면서 이같은 기류에 편승하는 모습이다.

국회가 예산 증액도 수월하게 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야권에서도 예산 관련 국회 주도성을 강화하는 것이 분권형 개헌의 제도적 장치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반대 목소리 또한 원내에서 나오고 있다.

오세정 국민의당 의원은 토론회에서 "예산권을 국회로 가져오는 것에 대해선 부정적"이라며 "국회의원들이 자기 지역구를 더 생각하기 때문이다. 국회가 예산권을 가질 경우 지역 예산에만 신경쓸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홍영표 민주당 의원도 "입법부 권한을 늘리는 것 보다 중요한 것은 국회에 대한 신뢰 극복"이라며 "예산만 봐도 예결소위 권한이 막강해 상임위 예산절차가 무용지물인 상태다. 국회의 권한 남용 여지를 줄이면서 협치를 실현할 제도를 내놓아야 한다. 이래선 국민들에게 동의를 얻기 힘들다"고 비판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