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차량 공유사업에 글로벌 큰손 몰린다

中 디디추싱.日 소프트뱅크..차량공유업체 '그랩'에 20억弗 투자
현대.기아차.삼성전자도 MOU 체결
구글.中 텐센트.美 사모펀드 ..오토바이 공유서비스 '고젝'에 투자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의 차량.오토바이 공유 사업에 글로벌 큰 손들이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악명 높은 동남아 국가들의 교통체증과 대중교통의 불편을 해소할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공유서비스의 특징과 거대한 인구 규모, 고령화되고 있는 선진국과 달리 공유서비스를 선호하는 젊은 인구가 많다는 점이 동남아 공유서비스로 글로벌 돈줄이 몰리는 원인으로 풀이된다.

11일 주요 외신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 '그랩(grab)'은 동남아에서 시장 점유율 75%를 기록하며 이미 '우버'를 넘어섰다. 인도네시아의 '고젝'은 오토바이 공유 서비스를 인도네시아를 평정했다. 동남아 차량 공유경제 시장은 중국, 미국에 이어 세계 3위 시장이 될 정도로 급부상했다. 게다가 동남아는 인구가 6억2300만명에 달하는 거대 시장이다. 전 세계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차량공유 '그랩' 세계 주요기업들 잇따라 투자

'그랩'은 올들어 현대.기아자동차로부터 투자를 받은데 이어 최근 삼성전자와도 전략적 제휴(MOU)를 체결했다. 지난 2012년 설립된 그랩은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베트남 등 동남아 8개 국가 186개 도시에서 차량 호출 서비스를 제공한다. 등록된 운전자 수는 230만명, 하루 평균 360만건의 운행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 대기업들은 동남아 1위를 달리는 그랩을 통해 동남아 시장 진출에 교두보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현대차는 그랩이 구축한 공유경제망에 현대차를 투입해 승차 경험을 제공한다. 또 공유차 플랫폼에 수소차.전기차 등 미래차를 투입하면 소비자 데이터도 확보할 수 있다. 삼성전자 역시 스마트폰에 그랩 앱을 설치, 등록된 운전자들의 데이터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랩은 지난해 일본 도요타, 혼다 등 자동차 기업은 물론 소프트뱅크, 중국투자공사, 싱가포르 테마손 등 글로벌 기업들에게도 거액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특히 중국판 우버 '디디추싱'과 일본 소프트뱅크는 그랩에 총 20억달러(약 2조2300억원)를 투자, 동남아 벤처투자 역사상 최대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젝' 오토바이 공유에서 배달등으로 사업영역 확대

오토바이 공유 서비스에선 인도네시아의 '고젝(gojek)'이 앞선다. 지하철이 없고 시내버스 노선이 부족해 오토바이가 주요 이동 수단으로 사용되는 인도네시아에서 고젝은 오토바이 택시를 중개하는 서비스를 선보여 돌풍을 일으켰다. 지난달 말 고젝은 미국 IT 공룡 기업 구글로부터 거액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공식 투자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외신들은 약 1억달러(약 1070억원)정도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로인해 고젝의 기업가치는 기존 30억달러(약 3조2000억원)에서 40억달러(약 4조2700억원) 이상으로 껑충 뛰어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앞서 지난해 9월에는 미국계 대형 사모펀드들이 5억5000만달러(약 6000억원), 중국 인터넷 기업 텐센트도 1억5000만달러(약 1640억원)를 고젝에 투자했다. 현재 인도네시아 50개 주요 도시에서 활동 중인 고젝 기사는 40만명이 넘는다. 고젝은 확보한 오토바이 기사를 활용해 택배, 배달, 장보기 등 다양한 영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공유서비스는 페이스북이나 구글보다 더 빠른 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차량공유 서비스 확산으로 2030년이면 전 세계 신차의 일반소비자의 자동차 구매가 현재보다 연간 400만대 감소하고 차량공유용 판매는 200만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롤랜드 버거는 2030년 차 공유 시장이 전체 자동차 산업 이익의 40%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아가 글로벌 기업들은 미래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면 완성차 판매는 더욱 줄고 차량공유 서비스 시장이 더욱 활기를 띄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있다. 자동차 구입비와 유지비는 물론 교통체증, 주차난을 감수하며 차를 소유하는 일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이다.

업계에서는 동남아 공유서비스 시장의 성장세가 입증되고 있다고 판단, 당분간 세계의 주요 투자자금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