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피해자' 신동빈 재판서 같은 판단 나올까..뇌물구조 李와 유사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심에서 사실상 '국정농단의 피해자'로 인정되면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같은 판단을 받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신 회장 재판에서도 '부정한 청탁'과 '안종범 수첩의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을 경우 유죄 입증은 어려울 전망이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13일 신 회장과 최순실씨,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1심 선고를 한다.

검찰은 앞서 이들의 결심공판에서 신 회장에게 징역 4년과 추징금 70억원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최씨와 안 전 수석에게는 각각 징역 25년에 벌금 1185억원·추징금 77억9735만원, 징역 6년에 벌금 1억원·추징금 4290만원을 구형했다.

■신동빈, 참고인에서 피고인으로 전환
신 회장에 대한 1심 선고는 재판부가 이번 사건을 '정경유착' 혹은 '정치권력의 기업인 협박' 중 무엇으로 볼지가 관건이다. 앞서 신 회장 재판의 바로미터로 여겨졌던 이 부회장 사건의 1·2심 재판부는 이 부분에 엇갈린 판단을 내놓았다.

신 회장은 2016년 3월 박근혜 전 대통령과 단독면담 과정에서 K스포츠 재단의 경기 하남시 체육시설 건립비 지원을 요구받고 70억원의 뇌물을 건넨 혐의(제3자 뇌물죄)로 기소됐다. 당초 신 회장은 박 전 대통령의 강압에 못 이겨 재단에 돈을 낸 피해자로, 참고인 신분 조사를 받았으나 이후 피의자로 바뀌었다.

신 회장과 이 부회장의 '뇌물 사건'은 비슷한 구조를 띄고 있다. 이 부회장 역시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박 전 대통령의 요구로 최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승마지원,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 부회장의 1심은 이를 경영권 승계라는 포괄적 현안에 대한 묵시적 청탁이 있었다고 판단,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했으나 2심은 승계작업을 부정하면서 '부정 청탁'은 없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2심에서 부정 청탁을 반드시 입증해야 성립되는 '제3자 뇌물죄'로 기소된 영재센터 관련 뇌물·횡령 혐의는 무죄가 됐다.

K스포츠재단에 대한 제3자 뇌물죄로 기소된 신 회장도 부정 청탁 인정 여하에 따라 유·무죄가 갈릴 수 있다. 다만 면세점 특허건은 청탁의 대상이 구체적이라는 점에서 전제가 되는 박 전 대통령의 인식 여부에 대해 다른 판단이 나올 수 있다.

■안종범 수첩 증거능력 변수로 작용
이 부회장의 2심 재판부가 안 전 수석 수첩을 증거로 인정하지 않은 점도 변수다. 박 전 대통령의 모든 지시를 빼곡히 적어둬 특검과 검찰이 '사초'라고 평가하는 안 전 수석의 수첩은 여러 국정농단 사건 재판에서 중요한 증거로 꼽혀왔다.

검찰은 안 전 수석 수첩에 박 전 대통령과 신 회장 간에 면세점 특허건과 관련한 부정 청탁이 오고간 정황이 있다고 주장, 수첩의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으면 혐의 입증이 어려워질 수 있다.

한편 이 부회장의 일부 혐의가 무죄로 인정됐으나 최씨는 중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부회장의 2심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과 최씨를 공동정범으로 규정했고 이번 사건을 최씨의 '그릇된 모성애'가 원인이라고 지목하기도 했다.

다만 이 부회장의 2심 재판에서 재단 출연금에 이어 영재센터 지원금도 뇌물액에서 제외된만큼 최씨 형량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한편 이날 선고 재판을 위해 진행된 법정 방청권 추첨 결과, 2.2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