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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워치]'차입금' 늘리는 현대로보틱스, 현대오일뱅크가 '효자네'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13 16:09

수정 2018.02.13 17:33

차입금 상환에 바쁜 현대로보틱스가 올 들어 단기자금 시장에서 자금조달을 개시했다. 지난해 출범이후 기업어음(CP)발행을 개시한데 이어 본격 발행 물량을 늘리는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현대로보틱스가 현대오일뱅크 배당과 하반기에 있을 기업공개(IPO)에 큰 기대를 걸고 차입금을 늘려나가고 있다고 보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로보틱스는 차환 및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이달 6~9일 2000억원 규모의 CP를 발행했다. 만기는 모두 11월 23일까지다. 현대로보틱스는 지난해 12월 10일 CP 1000억원을 발행한 지 3개월만에 단기성 자금 조달에 추가적으로 나선 것이다.


현대로보틱스는 다음달 3일 18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채권금리가 빠르게 뛰면서 선제적으로 조달을 앞당기는 모습이다.

회사 측은 "이번에 발행한 CP로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를 상환하려는 목적"이라며 "나머지는 운영자금으로 쓰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로보틱스의 CP 신용등급은 A2- 이다.

현재 현대로보틱스의 차입금 수준은 현금성 자산과 비교할때 과도한 수준이다. 현대로보틱스의 올해 만기를 맞는 회사채는 2월 물량을 포함해서 2300억원 수준이다. 또 연내 만기를 맞는 CP는 4750억원 수준이다.

은행·증권사에서 빌린 단기차입금은 1조원이 넘어간다. 단기차입금은 1년 이내 갚거나 상환해야 하는 성격의 차입금이다. 자금 소요가 상당한 상황이지만 지난해 9월말 공시된 현금성 자산은 4300억원(별도재무제표 기준) 수준에 불과하다.

차입금을 상환하기도 빠듯해 보이는 상황에서 현대로보틱스는 현대중공업의 유상증자에도 참여해야 한다. 대주주인 현대로보틱스는 현대중공업의 1조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회사는 현대중공업에 3444억원을 출자할 예정이다.

시장에선 현대로보틱스가 현대오일뱅크의 배당과 IPO를 통한 자금 확보에 기대고 있다고 보고 있다.

현대로보틱스는 현대오일뱅크의 지분 91.1%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지난해 현대오일뱅크 중간배당을 통해 약 2940억원을 확보하기도 한 만큼 올해도 높은 배당이 기대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현대로보틱스의 차입금은 상당한 수준이지만 올해 하반기 현대오일뱅크 IPO시 구주매출을 통해 차입금을 해소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의 장부가액은 3조원 수준이다.
관계자는 "장부가로 3조원이지만 시가로 치면 그 이상 올라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에선 장외시장에서의 가치를 고려하면 현대오일뱅크가 상장하면 시가총액은 8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4월 1일 구 현대중공업에서 분할 신설된 현대로보틱스는 현대중공업 그룹의 지주회사로 현대오일뱅크, 현대중공업,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 현대건설기계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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