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의 롯데]

신동빈의 항소심 전략은? ‘묵시적 청탁’의 다른 잣대

‘안종범의 수첩’ 증거능력 이재용 재판땐 인정 안돼.. 청탁부인 반론 펼칠 듯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국정농단 사건 1심에서 징역 2년6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돼 향후 항소심 전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항소심 재판부가 '묵시적 청탁'을 인정하지 않아 신 회장의 항소심 역시 1심에서 인정된 청탁 내용을 부인하는 전략으로 반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일부 자백을 통해 재판부에 선처를 구함으로써 집행유예를 기대하는 전략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신동빈, 안종범 수첩 '증거능력' 부인할듯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롯데 측은 판결문을 송달받아 검토를 마치는 대로 항소 준비에 나설 예정이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롯데가 2015년 11월 월드타워 면세점에 대한 특허권 재취득에 실패한 후 그룹 차원에서 전방위적으로 노력했던 점에 주목, K스포츠재단에 추가로 건네진 70억원을 뇌물로 판단해 '제3자 뇌물죄'를 적용했다.

재판부는 이와 관련해 묵시적 청탁이 있었다는 주된 근거로 대통령 단독면담 사흘 전인 2016년 3월 11일 신 회장과 안종범 전 수석의 대화 내용에 면세점 관련 논의가 있다는 점을 들었다. 또 그 시점에 안 전 수석 업무수첩에 'lotte(롯데)'라고 적힌 점 등을 근거로 부정한 청탁이 오갔다고 보고 있다.

신 회장 측은 '면세점 논의'가 부정한 청탁이 아니라는 점에 총력을 둘 것으로 보인다. 안 전 수석과의 대화에 청탁의 목적이 없었다는 것이다. 특히 이 부회장 항소심에서 안 전 수석의 수첩이 증거로 채택되지 않은 점을 감안, 안종범 수첩의 증거능력 부재에 대한 소명에 총력전을 펼 것으로 예상된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신 회장 전략이 1심 때와 큰 틀에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이 부회장도 부정청탁이 없다는 1심 논리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항소심에서 결과를 뒤집었다"고 밝혔다. 앞서 롯데 측은 1심 심리 과정에서 줄곧 "부정한 청탁은 없었다"며 "공익사업 지원 요청이라고 생각해 어쩔 수 없이 응했다"고 혐의를 부인해왔다.

■회사 살리려 불가피한 불법, 선처전략 가능성도

반면 신 회장이 '자백' 전략으로 급선회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백을 통해 양형에 참작된다면 2심에서 집행유예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진녕 변호사(법무법인 이경)는 "롯데는 삼성과 달리 '면세점 재입점'이라는 구체적인 현안이 있고, 수사 개시 이후 70억원을 돌려주는 등 유죄가 인정될 여지가 많았다"며 "자백을 하고 선처받는 방향으로 집행유예를 노릴 공산이 크다"고 예상했다.

최 변호사는 "재판부에서 최순실씨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겁박'을 인정했다"며 "신 부회장이 회사를 살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불법을 저질렀다고 호소하는 식으로 변호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