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안보이슈까지 동원한 美 통상 선전포고

무역확장법 232조 발동은 국제무역질서 심각한 훼손

미국이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무역보복의 칼을 꺼내 들었다. 미 상무부는 16일(현지시간)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이 미국의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며 대대적인 수입규제 조치를 제안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백악관에 제출했다. 수입규제 대상에는 한국산 철강이 포함돼 있다. 이 제안이 실행에 옮겨질 경우 국내 철강업계는 “사실상 미국에는 수출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했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특정 수입제품이 미국의 국가안보를 해칠 위험이 있다고 판단되면 수입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국내법에 근거한 자의적인 판단으로 교역 상대국에 일방적인 무역보복을 허용한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 국제무대에서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질서 훼손이며 횡포라는 비판을 받아온 독소조항이다. 미국 내에서조차 반대여론이 많아 지난 수십년 동안 사용을 자제하는 등 사실상 사문화된 조항으로 인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이 조항을 들고나온 것은 교역 상대국에 대한 선전포고나 다름 없다.

상무부가 제안한 조치는 세가지다. 철강의 경우 한국 등 12개국에 대해 추가로 53% 관세율을 적용하거나, 모든 국가에 대해 24% 관세율을 적용하거나, 수입물량을 지난해의 63%로 제한하는 내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 11일(알루미늄은 4월 19일)까지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미 상무부 보고서는 53%의 높은 관세를 물리는 대상으로 지목된 12개국의 선정 기준을 밝히지 않았다. 주목할 점은 여기에 한국이 포함된 점이다. 그러나 미국에 가장 많은 철강 제품을 수출한 캐나다는 물론 전통 우방국인 일본과 독일은 포함되지 않았다.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 발동의 주 타깃은 중국인 것으로 보인다. 중국 상무부는 성명을 통해 "이번 조치는 아무 근거도 없고 사실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미국의 최종 결정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지만 여의치 않으면 강력한 보복에 나설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아직 시간은 남아 있다.
일단 고율관세 부과 대상국에서 제외될 수 있도록 대미 통상외교를 강화해야 한다. 그러나 최악의 경우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중국, 브라질 등 미국이 타깃으로 정한 12개국과 연대해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 발동에 강대강으로 맞서는 방안도 모색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