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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반등 美증시, 물가공포 극복했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18 16:53

수정 2018.02.18 21:34

임금 물가 가파른 상승에도 조정받던 주가 흐름 바꿔 "시장도 현실 인정" 분석..3월 PCE지수 변수될수도
빠른 반등 美증시, 물가공포 극복했나

【 워싱턴=장도선 특파원】 증시는 과연 인플레이션 공포를 극복한 것일까? 뉴욕 증시가 지난주 한층 빨라진 인플레이션 시계에도 불구하고 큰 폭 반등하면서 최근 투자자들을 두렵게 만들었던 인플레이션 우려가 해소된 것일 수 있다는 견해가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월 스트리트 저널(WSJ)에 따르면 지난주 다우지수와 S&P500은 각기 4.25%와 4.3% 상승했다. 다우지수는 2016년, S&P500은 2013년 이후 최고의 주간 성적을 거뒀다. 나스닥지수도 5.31% 올라 2011년 이후 최고의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증시는 미국 국채 기준물인 10년물 수익률이 15일 장중 한때 2.94%까지 전진, 4년 신고점을 찍는 등 상승세를 보였음에도 견고한 반등흐름을 유지해 특히 눈길을 끌었다. 증시는 지난 2일 미국의 1월 평균 임금이 2009년 이래 가장 가파르게 상승했다는 소식에 국채 수익률이 치솟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급락세를 연출했다.
또 8일에는 주요 지수가 고점 대비 10%씩 떨어지는 등 일시 조정 과정을 겪었다.

지난주 미국의 데이터들은 인플레이션이 더 이상 가능성에만 머물지 않고 현실로 다가오고 있음을 보여줬다.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2월 대비 0.5%, 그리고 전년 동기 대비 2.1% 상승했다. 이는 전월비 0.4%, 그리고 전년비 1.9% 오를 것으로 내다본 전망치를 상회한 것이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도 1월에 월간 0.3%, 그리고 연간 1.8% 각각 상승해 전문가 예상치 0.2%와 1.7%를 넘어섰다.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역시 휘발유와 의료비의 큰 폭 상승으로 전월비 0.4%, 전년비 2.7% 올랐다. 전문가 예상치는 전월비 0.4%, 전년비 2.5% 상승였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PI는 월간 0.4%, 연간 2.5% 올랐다. 연간 상승폭은 2014년 8월 이후 가장 컸다. 수출입 물가도 가파르게 올랐다. 지난달 수입 물가는 0.6% 상승을 내다봤던 시장 전망을 상회, 1.0% 전진했고 같은 기간 수출 물가 역시 0.8% 치솟으며 예상치(0.3%를) 크게 넘어섰다. 12월 수입 물가는 0.2%, 수출 물가는 0.1% 상승에 그쳤었다. 수입 물가 상승은 앞으로 몇 개월간 국내 인플레이션을 재촉하는 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인플레이션 압력 강화를 가리키는 추가 신호와 국채 수익률 상승에도 불구하고 증시 반등이 지속된 것과 관련, 일부 전략가들은 시장이 인플레이션과 국채 수익률 상승을 현실로 받아들이고 소화해낸 것으로 분석한다.

모간 스탠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채권 포트폴리오 전략가 짐 케이런은 CNBC 방송에 "나는 시장이 어쩌면 새로운 수익률 범위가 있음을 이해했다고 생각한다. 10년물 수익률 범위는 더 이상 2% ~ 2.5%가 아니라 어쩌면 2.5% ~ 3.25%며 시장은 그 정도면 괜찮다고 결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10년물 수익률의 연중 최고치는 2.63%였으며 2.40%로 2017년을 마감했다. 베이피스그룹의 매니징 디렉터 마이클 베이피스에 따르면 10년물 수익률이 장기적으로 3%를 넘는 것은 완벽할 정도로 정상이며 10년물 수익률의 장기 평균은 약 6%로 지금의 두 배가 넘는다.

US뱅크 자산운용의 수석 투자 오피서 빌 노데이도 예상을 상회한 CPI에 대해 "우리가 보기에 지금 상황은 문제가 될 만한 인플레이션이라기 보다는 현재 경제 여건에서 비롯되는 부작용"이라면서 강력한 기업 수익과 빨라지고 있는 미국 경제 성장을 지적했다.


하지만 지난주 증시 회복을 근거로 시장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완전 떨쳐버렸다고 속단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최소한 3월 1일 발표될 1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그리고 3월 8일 노동부의 2월 평균임금 데이터까지는 기다려볼 필요가 있다.
PCE 가격지수는 연준이 인플레이션 측정 기준으로 선호하는 지표며 평균임금 데이터는 최근 증시 조정을 초래한 촉매제였다.

jdsmh@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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