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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특명 ‘떡잎을 찾아라’.. CTO, 스타트업 발굴 잰걸음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18 17:04

수정 2018.02.18 17:04

과감한 지분투자.공동개발.. 미래 먹거리 될 기업 투자
R&D 전문가 대거 채용해 소비자에게 좋은 경험 제공
지난달 9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8에서 박일평 LG전자 사장이 인공지능(AI) 기술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지난달 9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8에서 박일평 LG전자 사장이 인공지능(AI) 기술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LG전자가 신사업을 위한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 발굴에 보폭을 넓히고 있다. 특히 최고기술경영자(CTO) 부문이 주축이 돼 독립적으로 미래 먹거리가 될 만한 유망 기업 물색에 나서고 있다.

18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현재 CTO 직속으로 벤처캐피털 경력자를 찾고 있다.

전자.기계 공학석사이거나 공학 학사이되 기술경영석사.MBA 급의 학력을 갖추고 재무제표와 기업가치 평가, 사업.수익모델 분석에 능한 재원을 구인 중이다.


회사 내 인수합병(M&A)팀이 아닌 미래 기술을 연구하는 CTO 부문에서 벤처캐피털 전문가를 모집하는 것이 이색적이다.

LG전자는 벤처투자(주식인수계약) 추진 경험이 3년 이상일 것으로 명시했다. 그간 M&A 이슈와 거리가 멀었던 LG전자의 적극적인 지분 투자 의지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기술 이해도가 높은 CTO 산하에 투자 조직을 만들었다"며 "이 조직에서 유망 스타트업이나 연구소에 투자 결정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웨어러블 로봇 스타트업인 SG로보티즈에 90억원을 지분 투자한 것도 CTO 부문에서 진행한 일이다. 또 세계 1위 차량용 반도체 기업인 'NXP', 독일의 첨단 운전자보조시스템(ADAS) 기업인 '헬라', 초정밀지도 제작업체 '히어' 등 LG전자는 최근 4개 기업과 잇따라 공동개발 동맹선을 구축했다.

R&D와 상업화 과정에서 다른 기업, 대학, 연구소 등의 외부 기술과 지식을 활용해 효율성을 높이는 이른바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전략이다. 최근 기업들은 R&D와 M&A 투자 규모는 갈수록 커지지만 성공 확률은 점점 떨어지면서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LG TV와 스피커 등 주요 제품에 자체 개발한 AI 플랫폼 '딥씽큐(DeepThinQ)'와 구글의 음성비서 '구글 어시스턴트'를 모두 채용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이 관계자는 "벤처캐피털 전문가로 채용할 직원은 LG전자가 추진하고 있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강화하기 유망한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공동개발 등의 협력방안을 검토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CTO 부문 수장인 박일평 사장도 올초 소비자 가전전시회(CES) 2018에서 "한 회사의 기술만으로는 소비자에게 좋은 경험을 제공할 수 없다"며 "가전제품과 관련된 고유의 기능은 자체 플랫폼으로 향상해 나가고 여기에 외부 신기술을 꾸준히 접목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LG전자는 이외에도 미래 신사업을 이끌어갈 연구개발(R&D) 전문가를 대거 채용하고 있다.
분야는 자동차부품 첨단 운전자 지원시스템, 연결성(Connectivity) 소프트웨어, 컴퓨터 이용공학(CAE) 등이다.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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