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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CIO 공개 모집, 자격요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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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 경험 3년 이상 못박아 대리급 수준 지적…세계 3대 연기금 수장 '무색'

/연합뉴스
국민연금이 7개월만에 신임 기금운용 이사(CIO) 인선에 착수한 가운데 지원요건과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기금이사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신임 기금운용 이사 공개 모집 공고를 냈다. 마감은 내달 5일까지다. 강면욱 전 기금운용 이사가 지난해 7월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면서 현재 7개월째 공석인 상태다.

국민연금 기금운용 이사직은 무려 615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을 굴려 ‘자본시장 대통령’으로 불리는 자리다. 세계 3대 연기금에 손 꼽혀 국내는 물론 해외 유수의 글로벌 금융기관들에게도 영향력이 상당하다.

하지만 이번 공개모집 요건에 명시된 자격 요건이 논란이 되고 있다. 600조원이 넘는 자금을 굴리는 기금운용 이사의 무게에 비해 너무 가볍다는 지적이다.

지원자는 은행이나 보험사, 집합투자업자 또는 투자일임업자 등 금융기관의 단위 부서장 경력을 보유해야 한다. 문제로 꼽히는 부분은 자산운용 경험이 3년 이상 있어야 한다는 조항이다. 이 때문에 전문성이 떨어지는 인물이 이미 내정됐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600조원이 넘는 세계 3대 연기금의 운용 총괄자 자격이 일반 금융사들 대리급에 준한다. 자산운용 경험 3년차 이상이라는 것은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국민연금 기금운용 이사는 최소 자산운용 경험이 10년 이상의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자본시장 대통령임에도 자본시장 경험 3년차 이상 요건은 그동안 기금운용 이사가 정치적 외풍에 휘둘리게 한 배경”이라며 “전문성이 떨어지게 되면 기금을 운용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결국 운용의 전문성과 투자에 대한 혜안 보다는 유력 정권의 인연과 학연 등을 앞세운 낙하산에게 유리할 수 밖에 없어 전문성을 갖춘 인사들의 지원을 꺼리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여기에 기금운용 이사직 임기를 마치고 퇴임 이후 3년간 재취업 금지, 전주행으로 인한 고립성 등도 정통 투자·운용 전문가들이 공모를 꺼리게 하는 이유로 지적된다.

기금운용 이사직으로 거론된 한 유력인사는 “기금운용 이사직은 정권과 연관이 있어야만 한다는 기류가 강하다”며 “막대한 영향력에 비해 자격 요건이 느슨하다 보니 정치권 내정설이 자꾸 불거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 관계자는 “국민연금 시행규칙 20조에 자격요건을 3년이상으로 명시했다. 기금이사추천위에서 경력이 있으면 가점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자격 요건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법령을 개정해야 하는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강구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