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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화상태 자영업...올해 고용한파 장기화되나?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21 15:55

수정 2018.02.21 15:55

고용의 한 축을 담당하던 자영업이 사실상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고용 시장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올 들어 한국GM 철수 가능성과 여전히 부진한 조선업 등 제조업 부문에서 고용불안이 심화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자영업까지 고용창출이 어렵다면 올해 고용개선을 장담하기 어려워진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 회복 여부와 가계소득 확충 여부가 올해 고용시장 분위기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자영업, 취업확대 여력 상실
2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자영업자는 568만2000명이다.

자영업자의 수가 가장 많았을 때는 지난 2004년 614만1000명이었다.
자영업자는 지난 2008년까지 600만명 규모를 유지했지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500만명대로 내려앉았다.

취업자 중 자영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 2004년까지 27% 수준을 유지했지만 이후 감소세를 보여 2016년과 지난해에는 21.3%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정부차원에서 고용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으로 창업을 지원하고 있음에도 자영업자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신규 자영업자에 비해 폐업하는 자영업자의 수가 더 많기 때문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기준 폐업한 사업자는 90만9202명으로 전년보다 15.1% 증가했다. 반면 새로 창업한 사업자는 전년대비 3.0%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 때문에 자영업 시장이 포화상태에 도달했고 취업여력이 없는 상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배근 건국대 교수는 "퇴출이 많이 이뤄지고 자영업 진출이 준다는 것은 자영업 시장 영역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의미"라며 "자영업은 내수에 의존하는데 구조적으로 내수가 정체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은행도 지난 8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지난 2016년 하반기 중 구조조정으로 인해 이직자와 은퇴연령층이 도소매·음식숙박업 등 자영업으로 진출함에 따라 자영업이 포화상태"라며 "자영업의 추가 취업여력이 줄어들고 있다"고 언급했다.

■'제조업' 대신 '서비스업'이 역할할까
올해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와 우리 경제 주력 산업이 조선업의 부진으로 우리 경제 고용의 축인 제조업에서 고용창출이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고용정보원과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의 '2018년 상반기 일자리 전망'을 보면 올 상반기 조선업종은 건조량 감소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일자리가 2만9000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자동차에는 예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봤다. 그러나 최근 한국GM 군산공장 폐쇄하는 결정을 내리면서 부정적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구나 미 보호무역주의가 본격 영향을 줄 경우 국내 생산공장이 해외로 이전할 가능성도 있다.

한은에서는 올해 고용 규모를 전년 대비 2만명 줄어든 30만명으로 소폭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제조업의 부진을 고용탄성치(경제가 1% 성장했을 때 취업자수 증감)가 높은 서비스업이 개선으로 매울 수 있다고 봐서다. 지난해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줄어든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나고 수출 회복세 지속과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가계소득이 늘어나면 내수도 개선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와 관련 부정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외국인 관광객 증대는 아직 가시화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 아울러 최저임금 효과 등이 아직 미지수라는 점이다.

이태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임금이 올라가고 고용이 늘어나는 효과는 불확실하다. 최저임금으로 고용을 포기하는 자영업자들도 발생한다"며 "경제성장률을 고려하면 30만명 수준은 나쁘지 않지만 고용의 질이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최배근 교수는 "고용에서 최저임금은 보조적이 역할이다. 산업 구조적으로 문제 접근해야 한다"며 "1990년대 우리나라 주력 업종은 자동차·반도체·조선이었는데 지금도 동일하다.
산업 구조조정을 통해 산업 생태계를 재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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