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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바이트만, ECB 총재 자리 꿰찰까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21 17:37

수정 2018.02.21 17:37

부총재는 스페인 장관 확정.. 바이트만 강력 후보이지만 정책 계속 반대한 점 걸림돌
유럽, 독일 고위직 독식 반감.. 북유럽 출신 선출 가능성도
옌스 바이트만 독일 분데스방크 총재가 과연 예상대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자리를 물려받을 수 있을지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남유럽 스페인의 루이드 데 귄도스 재무장관이 ECB 부총재로 사실상 선출되면서 총재 후임은 북유럽에서, 그 가운데 독일의 바이트만 총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대세론 속에서 유럽 주요 금융 고위직을 전부 독일이 차지하게 된다는 점 등의 이유로 바이트만이 탈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차기 ECB 총재 자리가 독일에 돌아가지 않는다 해도 북유럽 출신이 수장을 맡을 것으로 보여 ECB 통화정책은 내년 말부터 긴축으로 큰 폭의 궤도 수정이 확실시 된다.

20일(이하 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전문가들 사이에 ECB 총재 후임을 놓고 말들이 많아지고 있다.

대세는 독일의 바이트만 총재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유럽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 제임스 닉슨은 "큰 그림을 그려보면...프랑스는 (피에르) 모스코비슈 전 재무장관을 (유럽연합(EU))집행위원회 (수장)에 앉히기를 원하고 있고, 독일은 이번에는 ECB 책임자가 자신들의 몫이라고 확신하고 있고, 바이트만이 ECB를 이끌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EU 양대 산맥인 프랑스와 독일이 나눠먹기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전날 밤 스위스 투자은행 UBS도 바이트만의 낙점이 가장 가능성 높은 경우의 수라고 전망했다.

UBS는 분석 노트에서 바이트만이 내년 11월 마리오 드라기 총재 후임으로 ECB 지휘봉을 잡게 되면 "2019년 하반기부터 시작해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드라기 총재가 바이트만은 "전부 싫다는 사람"이라고 비난할 정도로 바이트만이 통화정책 회의에서 사사건건 반대하고 나섰고, 공개적으로도 ECB 정책을 비판해왔던 사실이 그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탈리아 투자은행 유니크레디트 산하의 CBI 리서치 글로벌 부문 책임자인 에릭 닐슨은 바이트만이 차기 ECB 총재가 될 수 없는 이유를 세가지로 꼽았다.

우선 그가 대놓고 ECB 정책을 반대한 점이다.

닐슨은 18일 분석노트에서 "최근 수년간 바이트만의 ECB 결정 대부분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면서 이때문에 상당수 회원국들이 그의 낙점을 반기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주요 EU 금융기구 수장을 모두 독일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유럽재정안정기금(ESM), 유로결제기구(SRB), 유럽투자은행(EIB) 책임자 자리를 모두 독일이 맡고 있다.

바이트만이 ECB 총재가 되면 사비네 라우텐슐래거 ECB 집행이사가 물러나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라우텐슐래거가 물러나게 되면 가뜩이나 고위직에 여성비율이 낮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ECB에 좋을게 없다.


ING의 카스텐 버젠스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CNBC에 이같은 걸림돌들로 인해 독일이 바이트만을 밀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이트만의 화려한 중앙은행 경력, 독일이 ECB 총재 자리를 한 번도 차지한 적이 없다는 점에도 불구하고 극복하기 어려운 걸림돌들이라는 것이다.


버젠스키는 "간단히 말해 (ECB 수장을 가리는) 게임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라면서 다만 "데 귄도스의 부총재 낙점으로 드라기 후임인 북유럽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아진 것만은 틀림없다"고 강조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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