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삼성전자, 외국인·女 사외이사 내정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23 13:12

수정 2018.02.23 13:12

삼성전자가 이사회 정원을 확대하고 사외이사에 외국인과 여성을 선임하는 등 경영투명성 강화를 본격화했다. 최근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출소 후 첫 열린 이사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23일 경기 수원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신임 이사진 선임, 이사 보수한도 조정, 주식 액면분할 등의 안건을 처리했다. 이날 이사회를 통과한 안건들은 다음달 23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 상정될 예정이다.

이날 이사회는 다음 달 사외이사 임기가 종료되는 김한중 전 연세대 총장과 이병기 서울대 교수 후임으로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벤처 신화'를 이룬 김종훈 키스위모바일 회장, 김선욱 이화여대 교수, 박병국 서울대 교수를 추천했다.

특히 삼성전자 이사회에 외국계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여성이 포함돼 이목을 끈다.
삼성전자 이사회에는 지난 1998~2009년 사이 프란츠 하이링거, 이와사키 테쓰오, 요란 맘 등 외국인 사외이사가 있었다. 2013~2015년은 김은미 전 이화여대 국제대학원장이 사외이사를 맡은 바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사진에 외국인과 여성을 포함시켜 다양성이 존중되고 글로벌 전략 확보도 용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어린 시절 부모와 함께 미국으로 건너가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한 인물이다. 박근혜 정부 초대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으로 지명됐으나 '이중국적' 논란으로 자진 하차했다. 김 교수는 노무현 정부 시절 여성 최초로 법제처장을 지냈고,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이화여대 총장을 역임했다. 박 교수는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장, 한국전자공학회장 등을 지낸 국내 반도체 분야의 권위자다.

또, 이사회는 지난해 말 임원 인사에서 새로 임명된 3명의 대표이사(김기남·김현석·고동진 사장)를 등기 이사로 내정했고, 이상훈 사장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이에 따라 사외이사는 기존 5명에서 6명으로, 사내이사는 4명에서 5명으로 늘어 삼성전자 이사회 규모는 기존 9명에서 11명으로 늘어났다. 삼성전자의 이번 신규 이사 선임 및 확대는 지난 2016년 11월 발표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지배구조 개선방안' 당시 약속한 내용이다.

한편, 이날 이사회는 이 부회장이 출소한 후 처음 열리는 이사회여서 그의 참석 여부에도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재계에서는 "아직 대법원 상고 절차가 남은 상황에서 본격적인 경영 복귀와 여론에 부담을 느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6년 10월 등기이사에 선임돼 오너의 책임경영을 강조해왔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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