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언제까지 세금으로 일자리 만들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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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이틀연속 추경 시사.. 최저임금 등 속도조절 해야

정부가 또 일자리 추가경정예산 카드를 꺼내 들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청년일자리를 늘리는 수단으로 추경 편성도 배제하지 않겠다"며 22, 23일 이틀 연속 추경을 시사했다. 지난해 11조원의 추경에도 청년실업은 더 나빠지고 한국GM의 군산공장 폐쇄 결정으로 고용 충격까지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그동안 추경을 검토하지 않았다. 분위기가 바뀐 것은 지난달 25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년실업이 국가재난 수준이다. 각 부처가 일자리정책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장관들을 질책하면서다.

청년실업률은 심각하다. 주요 선진국 가운데 한국만 뒷걸음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작년 한국 청년실업률은 10.3%로, 7년 새 0.5%포인트 높아졌다. OECD 33개 회원국 평균 청년실업률이 16.7%에서 12.0%로 떨어진 것과 대조적이다. 최악의 고용지표는 정부가 자초한 측면도 없지 않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 제로화, 근로시간 단축 등 굵직굵직한 정책들이 하나같이 일자리를 갉아먹어서다. 16.4%나 올린 최저임금의 부작용은 심각하다. 영세 중소기업이 몰려있는 금형.도금.용접과 같은 뿌리산업은 아우성이다. 그제 주물제조업체 대표 180여명이 "가파르게 오른 최저임금 때문에 공장을 돌릴수록 적자다. 납품단가를 올려달라"며 결의대회를 열 정도다.

정부가 2년 연속 일자리 추경에 나서는 배경에는 세수호황이 있다. 20조원대 슈퍼 추경이라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세금이 잘 걷힌다고 해마다 추경을 하는 것은 문제다. 초과 세수가 발생하면 국가빚부터 갚는 게 기본이다. 추경이 법이 정한 요건에 해당하는지도 따져볼 문제다. 국가재정법은 추경 요건을 전쟁이나 자연재해, 경기 급락, 대량실업 등으로 엄격히 제한한다. 야당이 "6월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정치 추경"이라며 강하게 반발하는 이유다.

일자리는 기업의 투자 확대를 통해 만들어져야 지속 가능하다. 정부가 만드는 일자리는 세금 지원이 끊기면 사라진다. 일본의 경우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본 청년실업률은 2010년 9.3%에서 지난해 4.7%로 뚝 떨어졌다.
이유는 간단하다. 정부가 기업 투자에 걸림돌이 되는 각종 규제를 없애고 노동시장을 유연화하는 등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세금 쓰는 일자리 만들기보다 일자리를 갉아먹는 정책부터 손보는 게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