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시한폭탄 된 '글로벌 무역전쟁'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25 17:04

수정 2018.02.25 17:04

WTO 아제베도 사무총장
미국, 철강 고관세부과 등 보호무역주의 행보에 우려
세계무역기구(WTO)의 호베르토 아제베도 사무총장이 최근 회원국 간의 '무역전쟁' 가능성이 위험수준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현대 사회의 실업난 등이 자유무역 탓이 아니라며 보호무역주의자들이 오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 도이체벨레 및 dpa통신 등에 따르면 아제베도 총장은 24일(이하 현지시간) dpa와 인터뷰에서 "무역전쟁이 어느 때나,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무역전쟁 가능성이 증폭되어 왔다고 주장한 그는 자유무역을 폄하하는 이들이 중요한 오해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제베도 총장은 "대중은 실업자가 생길 때 이민자나 때때로 수입품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사실 현대 사회의 실업 가운데 80%는 신기술, 혁신, 새로운 경영 전략들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업의 책임을 세계화로 돌리는 사람들이 "오해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무역전쟁에 대한 WTO의 우려는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현실성을 띄게 됐다. 트럼프 정부는 출범 전부터 자유무역주의를 비판하고 미국 중심의 보호무역을 선호했으며 지난해 초에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했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해 12월에는 무역분쟁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WTO도 탈퇴할 수도 있다고 선언했다. 미국은 WTO가 탄생한 1995년부터 2016년까지 다른 회원국에 대해 112건의 무역분쟁을 제소했으며 129건의 피소를 당했다.

아울러 미 상무부는 지난 16일 백악관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미 철강업계 부진 해소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대통령 직권으로 외국에서 수입하는 철강에 고관세를 물리는 방안을 건의했다. 블룸버그통신은 23일 보도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국적과 상관없이 모든 외국산 철강에 24%의 관세를 일괄 부과하길 원한다고 전했다.
한국 정부는 미국이 관세 부과를 강행한다면 미국을 WTO 제소할 계획이며 중국은 이뿐만 아니라 자체적인 보복조치까지 검토하고 있다.

아제베도 총장은 미국의 WTO 탈퇴 가능성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는다면서도 "현 시점에서 미국의 태도를 바꿀만한 대화가 진척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미국이 과거 세계 무역에 대해 품었던 "건설적인 기상"이 그립다고 덧붙였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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