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를 해도 서울 집값은 감당하기 어려웠고,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내 아이들이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성장하길 원했다. 신혼살림을 꾸렸던 보금자리의 두 배에 달하는 면적을 누리고 있다. 기어다닐 공간이 부족해 집안 구석구석 모서리에 부딪쳐 울음을 터뜨리곤 했던 첫 아이는 이제 제 방에서 동생과 소꿉놀이를 즐긴다. 물론 출퇴근이 다소 고단해지긴 했다. 엄살을 떨곤 하지만, 사실 출퇴근의 고단함 정도는 가족의 행복에 비하면 견딜 만한 수준이다. 살면서 가장 성공한 '쇼핑'이라고 자부하고 있다.
물론 집을 사는 이유는 다양하다. 많은 사람이 '보금자리'라는 본래 목적을 넘어 시세차익이나 임대사업을 위한 목적으로 집을 산다. 하지만 다수의 무주택자들은 안락한 보금자리가 절실하다. "30·40대 젊은 사람들이 서울을 벗어난다는 건, 경쟁사회에서 더이상 자신이 없으니 한발짝 물러서겠다는 것과 같다"는 또 다른 댓글이 가슴 아픈 것도 그래서다. 누군들 강남의 교통과 학군을 누리며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싶지 않을까. 문제는 이런 '의미부여'가 서울 집값을 올리고, 집값이 치솟을수록 집 없는 이들의 서러움은 더욱 커진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서울을 고집하는 것보다 경기도에 안정적인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서울을 떠나는 것에 대해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으면 한다. 탈서울은 그저 보금자리를 서울 밖으로 옮기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서울 밖에도 사람은 산다.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더 행복하게도 살 수 있다. 'Don't Worry. Be Happy!'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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