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자동차-업계·정책

한국GM 자구안 급한데…노사교섭은 '공회전' 거듭

오승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28 17:19

수정 2018.02.28 17:19

사측 고통분담 요구에 노조, 실사 이후로 논의 미뤄
3차 교섭 성과없이 끝나 신차 배정에도 빨간불
한국GM의 군산공장 폐쇄 결정 이후 처음 열린 노사교섭이 성과 없이 빈손으로 끝났다. 신차배정 결정권을 쥔 GM 본사와 자금지원을 요청받은 정부 등 양쪽 모두 한국GM의 경영개선을 위한 자구노력을 요구하고 있지만 교섭은 진전 없이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다.

2월 28일 한국GM 노사는 인천 부평공장에서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 3차 교섭을 위해 같은 테이블에 앉았다. 2월 8일 회사 측의 경영현황 설명 위주로 진행된 2차 교섭 이후 20일 만이다. 회사 측은 교섭에 앞서 비공식적으로 노조 집행부에 임금동결 등 제시안을 담은 봉투를 전달했지만, 개봉도 하지 않은 채 되돌려보내졌다. 노조의 강경한 입장으로 회사 측은 2차 교섭 때와 같은 과도한 임금 및 복리후생비 상승률, 저조한 공장 가동률 등 경영현황 설명을 했다.
임금동결, 복리후생비 삭감 등 노조의 고통분담을 설득하기 위해 재차 회사가 직면한 위기상황을 설명한 것이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회사 측의 제시안 논의에 대해 노조는 정부의 한국GM 실사 완료 이후로 미뤘다. 결과적으로 1시간20분 동안 진행된 교섭에서 회사 측은 비용절감을 위한 제시안은 한마디도 못 꺼냈고, 2차와 별반 다를 게 없는 교섭을 반복하게 됐다.

이날 노조와 교섭에 나선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은 "위기에 몰린 자금상황과 신차물량 배정을 앞둔 중요한 시점에서 반드시 진전을 이뤄내야 한다"며 "노조가 이 점을 감안해 중대한 양보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차기 노사교섭 일정은 잡지 못했다. 이에 따라 3월 초 신차배정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GM 본사가 신차물량 배정의 전제조건으로 한국GM의 자구안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당장 급한 불을 끌 수 있는 변수는 있다. 2일까지 접수하는 희망퇴직자 규모다. 군산공장 2000여명을 제외하고 2000명 이상 추가로 희망퇴직자가 나오는 경우다.
회사 측은 목표로 잡은 연간 5000억원 이상 비용절감이 가능해 GM 본사의 신차배정 가능성이 열리고 자구안 마련에도 시간을 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신청 규모는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한국GM은 외국인 임직원 36명을 18명으로 절반 규모로 대폭 줄이고, 팀장급과 임원 등 간부급 비노조원은 임금을 동결하는 등 비용구조개선 작업에 시동을 걸고 있다.

winwin@fnnews.com 오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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