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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분석] 美 금리 올 4차례 인상 힘실려… 韓 금융시장 출렁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28 17:19

수정 2018.02.28 20:58

파월 연준 의장 데뷔무대서 美경제 낙관
첫 의회 정책증언서 "美 경제 강력한 흐름"
국채 10년물 장중 고점..한.미 금리역전 예고
한은 "국내 경기 고려"
[이슈 분석] 美 금리 올 4차례 인상 힘실려… 韓 금융시장 출렁

【 워싱턴·서울=장도선 특파원 예병정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 시계는 결국 빨라질 것인가.

2월 27일(이하 현지시간) 투자자들의 지대한 관심 속에 진행된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취임 후 첫 의회 정책증언은 시장의 예상보다 매파적 내용이 다수였다. 물론 금리인상 속도를 높이겠다는 명확한 입장을 표명한 건 아니었다. 하지만 미국의 경제성장과 인플레이션 강화 추세를 인정하며 올해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질 여지가 있음을 시사했으며 이로 인해 시장은 크게 요동쳤다. 그는 "미국 경제가 지난해 12월 예상했던 것보다 강력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면서 '경기 과열'을 막기 위해 점진적 금리인상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그의 증언이 진행된 당일 국채 수익률은 급등했고, 한창 조정을 겪던 달러도 올랐다. 특히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파월의 증언 중 0.05%포인트 전진, 2.915%의 장중 고점을 기록했다.


■파월 "3월 정책회의 강력한 경제데이터 반영"

파월은 정책보고를 통해 자신과 자신의 동료들은 3월 정책회의에서 내놓을 금리 전망을 작성하면서 예상보다 강력한 경제 데이터들을 감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분석가는 파월의 발언이 전해진 뒤 올해 연준의 4차례 금리인상 전망이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정책회의에서 2018년 3차례 금리인상을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파월은 "경제에 대한 나의 개인적 전망은 12월 이후 강화됐다"고 설명한 뒤 "공개시장위원회(FOMC)는 향후 몇 년간의 적절한 통화정책 궤도를 추정하는 데 있어서 경기 과열을 방지하면서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를 2%로 유지하기 위한 균형을 계속 추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몇 차례 금리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캐럴린 멀로니 의원(민주당·뉴욕주)의 질문을 받은 파월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그의 자신감은 연준이 지난해 12월 경제전망을 제시한 이후 더 커졌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연준의 3월 정책회의에 대한 예단은 거부했다. 에버코어 ISI의 글로벌 정책 헤드 크리슈나 구하는 고객 노트에서 "파월의 증언으로부터 취할 핵심은 복잡한 게 아니다. 바로 3월 회의에서 (올해) 금리를 4차례 인상하는 쪽으로 기본 입장을 옮길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 "3월 금리인상 거의 100%"

블룸버그에 따르면 파월의 의회 증언 이후 시장은 연준의 3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거의 100% 가격에 반영했다. 또 올해 4·4분기 금리인상 가능성은 약 50%로 높아졌고 2·4분기와 3·4분기 중 금리인상 확률도 각기 약 80%와 70%로 상승했다. 파월은 최근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견이 오가고 있는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 조정에 대해서는 현재의 2% 고수 의사를 밝혔다. 전일 블룸버그는 연준이 2.5% 인플레이션을 수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목표가 조정될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현재의 (인플레이션) 틀은 잘 작동하고 있으며 시장도 그것을 이해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파월은 1일 오전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한 차례 더 정책증언을 하게 된다.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상원 증언 내용은 이날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보고와 거의 차이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시장의 관심은 파월의 상원 증언에 앞서 상무부가 1일 오전 발표할 PCE 물가지수에 쏠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이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를 높일 경우 한국은행 입장에서 가장 우려되는 점은 금리역전이다. 현재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미국은 상단 기준)는 연 1.50%로 동일하다. 한·미 간 금리역전은 물론이고 양국 간 금리 격차가 커졌을 때 외국인자금 유출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진다. 이는 한은에 금리인상 압박 요인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한은은 미국의 움직임보다는 국내 물가와 경기 등을 더 크게 고려할 전망이다. 한국과 미국 간 금리역전 가능성이 커졌지만 당장 자본유출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의 금리인상과 연계해서 한국은행 금리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통화정책 방향은 미국의 금리인상을 포함해 경기, 물가 상황에 따라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jdsmh@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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