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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영수회담 이번엔 완전체 될까..洪대표의 선택은

이태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02 16:45

수정 2019.08.25 15:03

-洪대표 들러리 참석 안해..다만 이번에는 조건 내걸어
-주제 안보국한, 원내교섭단체, 실질논의 보장 등 
-이르면 7일 오찬 유력
-평창이후 남북 및 북미대화 무르익어 보수당으로 보이콧 지속 부담
청와대가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훈풍모드'로 전환된 남북정상회담 및 북미대화 등 한반도 안보정세를 비롯해 주요 정국현안 논의를 위해 각 당에 영수회담을 제안한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여야 대표 모두 참석하는 '완전체' 영수회담이 될 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2일 청와대와 정치권에 따르면, 청와대는 지난해 7, 9월에도 여야 대표 초청 영수회담을 준비한 바 있다.

그러나 제1야당인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논의 의제 범위와 격식 등에 대한 불만을 내비치며 "형식적인 들러리 회동에는 참가하지 않겠다"고 두 차례 모두 불참을 통보해 사실상 ‘반쪽짜리 회담’으로 전락했다.

■한국당 洪대표, 안보 주제국한 등 조건부 내걸어

홍 대표는 다자회담에 불참하는 대신 문 대통령과의 ‘1대 1 안보 영수회담’을 역으로 제안했지만 청와대와 여권이 이렇다할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서 이제까지 '소강상태'를 보여왔다.

다만 홍 대표는 청와대의 영수회담 제의에는 몇 가지 '부대조건'을 달으면서 이번에는 비로서 여야 각 당 대표 모두가 참여하는 '완전체' 영수회담이 될 수 있을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홍 대표가 내건 부대조건은 ‘주제는 안보로 국한’, ‘원내교섭단체만 참석’, ‘실질적 논의 보장’ 등 세 가지다.


청와대의 최종 수용 여부에 따라 회의 참석을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홍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확대당직자회의에서 "대통령의 일방적 통보 방식의 여야회담은 언론을 상대로 한 국정브리핑에 불과하다"며 "실질적 논의가 보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비교섭단체인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의 영수회담 참석에 거부감을 보이며 “대선 때도 후보 난립시 메이저리그 토론은 메이저리그끼리 하고 마이너리그 토론은 마이너리그까지 별도로 한 선례가 있다"며 "그 분들을 배제한다는 뜻이 아니고 교섭단체 정당 대표를 먼저 불러 회의하고 그 다음에 따로 불러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대표의 역제안에 청와대도 고심에 빠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의제는 홍 대표 의사를 존중할 수 있지만, 비교섭 단체를 배제하자는 제안은 과한 것 같다”고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홍 대표가 불참 의사를 밝힐 경우 여야 4당 대표만 초청해 회동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동이 성사되면 날짜와 형식은 오는 7일 오찬회동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수정당으로서 안보이슈 마냥 외면 부담
정치권 일각에선 이번에도 홍 대표가 회담 제의를 거부하기에는 상황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평창외교전 이후 남북정상회담 및 북미회담 등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정세가 급박하게 돌아가는 데다 김여정, 김영철 등의 방남에 이어 청와대가 빠르면 내주초께 '대북특사' 파견 계획을 천명할 것으로 보이는 등 그동안 보수정당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안보이슈를 마냥 외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이번 영수회담에서 외교·안보 이슈를 설명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대북 특사 내용 등이 담긴 통화와 김여정·김영철 등 북한 고위급 대표단과 나눈 대화 등을 공개 가능한 범위 내에서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또 100여일 앞으로 다가온 6월 지방선거에서 개헌 국민투표가 동시에 진행될 수 있도록 여야 대표들에게 당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바른미래당은 홍 대표의 영수회담 참석을 촉구했다.

박주선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체제 전쟁을 선포할 만큼 나라가 위기라고 생각한다면 조건과 형식에 구애되지 말고 대통령을 만나서 설득하는 것이 야당 대표가 해야 될 일"이라며 "대승적 결단을 바란다"고 당부했다.


하태경 최고위원도 "한국당이 최근 유행시킨 최고 유행어가 '겐세이'라는 단어"라며 "홍 대표가 '겐세이 대표'가 되고 싶지 않으면 대통령 뒤통수에 대고 욕만 하지 말고, 앞에서 쓴소리도 하시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golee@fnnews.com 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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