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끝내 세계 무역전쟁에 불붙인 트럼프

철강에 25% 관세 물리기로 피해국과 연대 공동 대응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와 10% 관세를 물리기로 했다. 미 상무부가 제안한 3개 안 가운데 모든 수출국에 같은 세율을 적용하는 2안을 채택했다. 다만 세율이 원안보다 철강 1%포인트, 알루미늄은 2.3%포인트 높아졌다.

한국 등 12개국에 53%의 무거운 세율을 적용하는 1안을 피한 것은 다행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심각한 것은 25% 관세 부과만으로도 국내 철강산업이 치명적인 타격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이다. 지난해 미국의 철강 수입량은 3600만t(2017년 기준)에 이른다. 이번 관세 부과로 1300만t가량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 미국에 365만t을 수출해 캐나다, 브라질에 이어 3위다. 미국 내 수입시장에서 10.2%를 차지했다. 이번 조치로 단순 계산으로만 봐도 대략 135만t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나머지 수출품도 채산성 악화로 사실상 손해 보는 수출을 할 수밖에 없다.

미국이 관세인상을 발표하자 관련국들은 즉각 강력한 보복조치를 예고했다. 중국은 미국산 콩 수입을 제한하겠다고 했고, 유럽연합(EU)은 "우리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단호하고 공정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했다. 대미 철강수출 1위국인 캐나다는 "미국의 무역제한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내용의 외무장관 성명을 냈다. 앞으로도 더 많은 나라들이 미국에 대한 대응 조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도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이들과 연대해 공동 대응을 모색해야 한다. 한국이 안보를 의존하고 있는 미국을 상대로 싸움을 벌이기는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렇더라도 경제에 안보를 결부시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은 국익을 포기하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시작한 관세전쟁이 세계무역에 미칠 악영향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20개국(G20)은 스탠드스틸(추가 무역보복조치 동결)을 선언했으나 실질적 진전을 이루지는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인상이 교역 상대국들의 보복조치로 이어져 세계무역의 공멸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실제로 1929년 미국에서 시작된 대공황이 전 세계로 급속도로 확산된 것은 세계 각국이 보호무역을 강화했기 때문이었다. 보복은 또 다른 보복을 낳아 세계경제에 대재앙을 몰고 온다는 사실을 모두가, 특히 미국이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