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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박한 '비행 자동차' 시대, 10여년 뒤면 가능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04 14:33

수정 2018.03.04 14:33

2월 2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8' 전시장에 자율주행 기술을 이용한 '비행 택시' 시제품이 전시되어 있다.AP연합뉴스
2월 2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8' 전시장에 자율주행 기술을 이용한 '비행 택시' 시제품이 전시되어 있다.AP연합뉴스
과거 수많은 공상과학영화에 등장해 관객들을 설레게 했던 소위 '비행 자동차'가 앞으로 10여년 뒤면 현실 세계에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개발에 뛰어든 항공업계와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시장성을 확신하면서 관련 규제만 완성된다면 상용화가 머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데니스 뮬렌버그 보잉 최고경영자(CEO)는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을 통해 비행 자동차 개발이 "우리가 이해하는 것보다 더 빨라질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 시제품이 지금 생산 과정에 있으며 관련 기술도 대단히 실현 가능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작은 비행기? 커다란 무인기!
사실 업계선 비행 자동차를 비행 자동차라고 불러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작동방식에 따라 실제로 자동차처럼 운행하다가 비행기로 변신하는 제품이 있는가 하면 자동차와 전혀 관련없이 헬리콥터처럼 작동하는 제품도 있기 때문이다. 구글 창립자 래리 페이지가 사재를 털어 투자중인 미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 키티호크는 일반 도로에서는 자동차처럼 운행하다가 공항에 진입해야 이륙할 수 있는 비행자동차를 개발하고 있다. 다국적 컨설팅업체 딜로이트는 관련 보고서에서 2020년대 초반에 이 같은 방식으로 작동하는 비행 자동차가 상용화된다고 내다봤다.

반면 지난해 보잉에 인수된 자율비행 스타트업인 오로라플라이트사이언스는 수직이착륙 기능을 적극 활용해 고층건물 옥상마다 비행 자동차를 위한 공항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는 이용자가 옥상에서 호출하면 비행 자동차가 나타나 이용자를 목적지까지 자율주행으로 옮겨준다는 발상이다. 오로라측은 빠르면 2020년에 미국 댈러스와 아랍에미리트연합의 두바이에서 시험비행을 감행할 예정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비행 자동차의 미래에 대해 취미용으로 날리는 무인기를 사람이 탈 수 있을 정도로 크게 만든 형태가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비행 자동차는 헬리콥터와 비슷한 모습이겠지만 훨씬 조용하고 저렴한, 전기로 움직이는 운송수단이 될 것이다. 여기에 이착륙 같은 어려운 과정은 인공지능(AI)이 담당하게 된다.

■관련 법규 전혀 없어, 상용화 난항
CNN 등에 따르면 현재 이 같은 비행 자동차 개발에 뛰어든 업체는 보잉, 에어버스, 우버 등을 포함해 19곳에 이른다. 문제는 개발업체들마다 작동 개념이나 운행방식 등이 통일된 용어를 만들기 어려울 만큼 제각각이다 보니 관련 규제를 마련하기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자율주행차의 경우만 봐도 구글이 자율주행차 시험주행을 시작한 지 9년이나 지났지만 아직까지 어느 국가에서도 완전한 규제안을 내놓지 못했다.
블룸버그는 비행 자동차가 자율주행으로 빌딩숲 사이를 비행한다면 누가 탑승객의 안전을 보장할 지 불확실하다며 제대로 된 규제 없이 대중들의 호응을 기대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 연방항공청(FAA)같은 기관들이 비행 자동차를 위한 규제 기준을 세우려면 수백만 달러의 돈과 수년에 걸친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스티브 월레스 FAA 전 사고조사국 국장은 "새로운 종류의 비행기를 공인하는 과정에는 비록 해당 기종이 용도와 규정 면에서 탄탄한 기반이 있다고 해도 막대한 비용이 든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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