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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층 지지율 빠진 바른미래, 초반부터 '샌드위치'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03 08:00

수정 2018.03.03 08:00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왼쪽)와 안철수 전 대표.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왼쪽)와 안철수 전 대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합당으로 출범한 바른미래당의 지지율이 좀체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기대했던 중도층의 마음을 얻지 못한 채 대구경북(TK)와 부산경남(PK)에선 자유한국당에게, 호남에선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에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합당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으나 신당 출범에 따른 컨벤션 효과 마저 누리지 못해 향후 정국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면 몸값 높이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3일 한국갤럽이 2월 5주(2월27~28일) 기준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 따르면 바른미래당 지지율은 8%로 전주와 동일한 수준에 머물렀다. 민주당이 44%로 1위를, 한국당이 13%로 2위를 기록했다.

이념성향별 정당 지지도를 살펴보면 중도층에선 41%가 민주당을 지지했고 10%가 한국당을 지지했다.
중도층의 바른미래당 지지도는 9%에 그쳐 보수정당을 외친 한국당에게도 뒤쳐졌다.

지난주에는 중도층에서 10%가 바른미래당을 지지한 반면 한국당 지지율은 5%에 그쳤다는 점에서 중도층의 정당 선호도에 다소 변동이 있었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보수층에서의 바른미래당 지지율이 같은기간 11%에서 15%로 4%포인트 늘어났다.

지역별로도 바른미래당은 민주당과 한국당 사이에 끼인 모양새다.

유승민 공동대표의 지역구가 있는 TK에선 바른미래당 지지율이 10%로 한국당(29%)과 민주당(18%)에 밀렸다. 박주선 공동대표 지역구인 호남에선 지지율이 5%에 머물러, 민주당(75%)에 크게 밀린 것은 물론 민평당(4%)과도 격차가 미미했다.

민주당과 한국당의 지지율이 다소 호각세를 보이는 PK에서의 바른미래당 지지율도 11%였으나 그나마 전주대비 4%포인트 올랐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로 진행된 이번 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일단 바른미래당 주요 인사들은 초반 지지율 부진에 대해 우려가 확대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합당을 주도했던 안철수 전 대표는 전날 지지율 부진에 대해 "올림픽 전후로 창당하다 보니 충분히 알릴 기회가 없었다"며 "이제 창당했으니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유승민 대표 또한 당 지지율 문제에 대해 "길고 짧은 것은 재봐야 한다"며 자신감을 보인 바 있다.

아직 초반인 만큼 예단하기 어렵지만, 민주당과 한국당 양당구도에서 바른미래당은 개헌 정국과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의 역할론, 한국GM 사태 등 주요 현안에서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면 현 지지율을 극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GM 사태나 성희롱 등 성폭력 피해를 폭로하는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운동에 관련 법안을 만들며 선제적 대응을 하고 있지만 향후 개헌정국에서 원내 3당으로서 제대로 된 역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6월 지방선거에서 전지역에 후보를 내기로 한 만큼 어떠한 인물로 선거체제를 꾸리느냐가 지지율 변동의 핵심 키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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