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차장칼럼] '혁신'이란 무엇인가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04 17:04

수정 2018.03.04 17:04

[차장칼럼] '혁신'이란 무엇인가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8'이 끝났다.

운 좋게도 올해까지 총 5차례 MWC 현장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지만 올해 MWC는 특히 '혁신의 정의'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는 자리였다.

지금까지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업계는 '세계 최초' 등의 문구를 앞세워 '내가 제일 잘나간다'는 것을 뽐내는 데 치중했다. 그런데 이번 MWC 2018에선 좀 다른 분위기가 감지됐다. 일부 중국 업체들이 직접 만져보지도 못하는 '5세대(5G) 스마트폰'을 전시하기는 했지만 이는 그렇게 관심을 끌지 못했다.

오히려 현재 존재하는 기술을 더 잘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발전시키고,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제품을 바라보게 한다는 것이 눈길을 끌었다.
예를 들어 현장에서 주요 제조사 중 유일하게 전략 프리미엄 스마트폰 신제품인 '갤럭시S9'을 공개한 삼성전자는 지난해 공개한 '갤럭시S8'의 디자인을 대부분 계승했다. 뭔가 파격적인 혁신을 기대한 사람들에게는 어쩌면 실망스러울 수도 있었다. 갤럭시S9에는 증강현실(AR)을 적용해 문자메시지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캐릭터(이모지)를 만들어 이용자들이 지인과 더 재미있게 '소통'할 수 있도록 했다. AR도, 이모지도 '세계 최초'는 아니다. 그러나 이를 쉽게 만들 수 있게 하고,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혁신의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내가 쓰는 스마트폰에도 똑똑한 기능들이 적용돼 있겠지만 이를 100% 활용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LG전자도 마찬가지다. LG전자가 MWC 2018에서 처음 공개한 'V30S씽큐'는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V30' 스마트폰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크게 다른 점은 카메라에 인공지능(AI)을 적용한 것이다. 이용자가 인물, 꽃, 음식 등 주로 많이 사용하는 피사체에 스마트폰 카메라를 갖다대면 스마트폰은 피사체의 성격을 분석해 이에 맞는 최적의 촬영모드를 제안한다.

평소에 스마트폰 카메라를 많이 사용하지만 대부분은 그냥 '자동모드'를 선택한다. 무언가를 사전에 선택해야 하는 것이 번거롭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카메라가 날로 발전하지만 이를 활용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V30S씽큐는 발전된 스마트폰 카메라의 기능을 십분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결국 혁신은 그렇게 복잡한 것도, 멀리 있는 것도 아니라는 결론을 얻었다.
현재 기술의 효용성을 높이는 것이 바로 혁신이지 않을까. 현재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AR나 AI 등의 기술이 이런 방향성을 가지고 발전한다면 이용자들이 더욱 친근하게 사용해 '혁신 대중화'를 이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ronia@fnnews.com 이설영 정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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