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자동차-업계·정책

한국GM 직원 2400명 희망퇴직 신청

오승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04 17:45

수정 2018.03.04 21:08

희망퇴직 살펴보니.. 전체 직원의 15% 수준 신청
회사 목표 4000명보다 적고 부평.창원직원 신청 더 많아
명운 가를 임단협
회사 내부선 정리해고 부담.. 임단협서 2000억 삭감해야 신차배정 등 정상화 가능해
한국GM의 희망퇴직 신청자가 총 2400여명으로 집계됐다. 4일 한국GM 내부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군산공장 폐쇄를 결정한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2일까지 희망퇴직을 신청한 직원은 생산직 1900여명, 사무직 500여명이다. 전체직원 약 1만6000명의 15%수준이다.

5월말 폐쇄를 앞둔 군산공장은 전체 2000여명 가운데 1000명이상이 희망퇴직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가 불투명한 임단협 성과를 배제시 최소 4000명으로 잡았던 목표치와는 격차가 있다.

다만, 임단협에서 복리후생비 삭감 등 고통분담을 이끌어내면 신차배정과 정부지원 등으로 이어지는 회생시나리오에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남은 변수는 임단협… 2000억이상 고통분담해야

한국GM은 신청자 가운데 필수인력 등을 선별 후 이번주 최종 희망퇴직자를 결정해 직원별로 통보할 예정이다. 승인 절차로 짐을 싸는 직원은 신청 규모에 비해 줄어들 수는 있지만, 구조조정에 방점이 찍혀 변화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회사측이 이번 희망퇴직으로 기대하는 인건비 절감 효과는 복리후생비 등을 합쳐 3000억원 내외다. 연간 5000억원이상 비용절감 자구안 마련까지 6부능선에 이른 셈이다. 고비용구조를 '희망퇴직'과 '임단협' 투트랙으로 개선하겠다는 전략에서 하나의 카드를 쓴 셈이다.

이번 희망퇴직 신청에서 눈길을 잡는 것은 군산공장보다 부평, 창원 등 다른 공장에서 더 많이 신청자가 나온 점이다. 정년퇴직이 2~3년 남은 직원들이 막판에 대거 몰려서다.

한국GM은 정규직에 한해 퇴직금과 별도로 근무 기간에 따라 희망퇴직 위로금으로 통상임금의 2~3년 지급, 학자금 2년 지급, 자동차 구입비 1000만원 지급 등을 제시했다. 2~3년후 퇴직을 앞둔 직원들에게는 나쁘지 않은 조건이다.

남은 중대 변수는 임단협이다. 각종 수당과 학자금 등 연간 3000억원 상당의 복리후생비 중 2000억원이상을 유보 또는 삭감해야한다. 상경투쟁 등 대치국면을 이어가고 있는 노조를 빠른 시간내에 설득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다음주 GM본사의 글로벌 신차 배정까지 시간이 얼마남지 않아서다. 회사측은 노조와 교섭 일정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이번주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내기 위해 노조와 다양한 접촉에 나설 계획이다.

■'정리해고' 카드, 꺼내기 쉽지않아

희망퇴직 마무리 이후 또 하나의 관전포인트는 군산공장의 남은 인력이다. 문닫는 공장의 전체 직원 중 절반인 1000여명이다. 이들은 예정대로 5월말 공장이 문을 닫으면 희망퇴직 프로그램에 따른 다양한 보상은 못받고 퇴직금만 받고 회사를 떠나야한다. 다른 공장으로 전환배치될 수 있지만 한계가 있다. 업계에서는 정리해고 강행을 관측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내부 기류와는 온도차가 있다. 한국GM이 정리해고 방안을 검토했지만, 자칫 악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압도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구안 마련의 최종 귀착지인 정부 자금지원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서다. 정부지원을 받은 후 군산공장을 폐쇄하는 5월에 구조조정 단행도 예상해 볼 수 있지만, 비판 여론과 철수론이 증폭될 수 있어 이 역시 쉽지 않은 선택이다.
또한 쌍용차가 중국에 매각될 당시 대규모 파업이 벌어진 주된 이유를 정리해고로 보고 있다. 무리수를 둬 정부와 노동계가 완전히 등을 돌리면 실익이 없다는 게 회사측의 판단이다.


한국GM 관계자는 "회생을 위해 정부와 노조의 협조를 부탁해놓고 정리해고로 협조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 수는 없다"며 "대안 마련을 위해 임단협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전했다.

winwin@fnnews.com 오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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