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드럼세탁기 핵심기술 중국으로 빼돌린 일당 적발

오성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06 10:30

수정 2018.03.06 10:46

국내 연봉의 2배가 넘는 1억6000만원과 항공권·주택·차량을 제공받고 100여종 300여 모델의 모터 설계도면 및 제조 관련 핵심기술 넘겨
경남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드럼세탁기의 핵심기술인 고효율 DD모터 설계도면을 중국으로 빼돌린 국내 드럼세탁기 모터 생산업체 전 연구소장 등 2명을 구속하고 3명을 불구속했다.
경남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드럼세탁기의 핵심기술인 고효율 DD모터 설계도면을 중국으로 빼돌린 국내 드럼세탁기 모터 생산업체 전 연구소장 등 2명을 구속하고 3명을 불구속했다.
【창원=오성택 기자】 드럼세탁기 핵심기술인 모터 설계도면을 중국으로 빼돌린 국내 세탁기 모터 생산 중견기업의 전직 연구소장 등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남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6일 드럼세탁기의 핵심기술인 고효율 DD모터 설계도면을 중국으로 빼돌린 혐의(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위반)로 국내 “ㄱ” 중견기업 연구소장 A(59)씨 등 2명을 구속하고 3명을 불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15년 1월 드럼세탁기 모터 생산 중견업체인 “ㄱ”의 중국 현지법인 연구소장으로 재직하던 중, 중국의 “ㄴ” 업체로부터 DD모터 생산설비 구축 및 모터개발을 조건으로 국내 연봉의 2배가 넘는 1억6000만원과 항공권·주택·차량 등을 제공 받고 “ㄴ” 업체로 이직하면서 “ㄱ”업체가 생산하던 100여종 300여 모델의 모터 설계도면 및 제조 관련 핵심기술이 저장된 업무용 노트북을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같은 회사 생산기술부 연구원으로 재직하던 B(39)씨는 2015년 2월 회사를 그만두면서 드럼세탁기 DD모터 설계도면 및 검사자료 등 4종 5918개 파일을 몰래 빼돌려 자동화 설비업체를 설립한 뒤, A씨로부터 3억 원를 받고 중국 업체에 DD모터 생산설비를 납품하는 등 고효율의 DD모터 생산이 가능한 생산설비를 구축해 준 혐의를 받고 있다.


불구속된 3명은 A씨와 같이 “ㄱ”업체 생산기술부 연구원들로 A와 B씨의 부탁을 받고 DD모터의 생산방법과 검사방법 등 모든 공정을 관리할 수 있는 작업지도서 파일과 모터 제작 관련 기술 자료를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와 B씨는 자신의 사적인 이익을 위해 자신이 근무하던 업체의 핵심기술을 빼돌려 중국 업체에 넘겼으며, 나머지 3명은 과거 회사 동료라는 사적인 친분에 이끌려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DD모터는 드럼세탁기 모터와 세탁조를 직접 연결해 소음과 에너지 소비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속도와 방향의 자체 제어를 통해 복잡한 기능을 수행하는 드럼세탁기의 핵심기술이다.

글로벌시장에서 저가 공세에만 매달리던 중국의 “ㄴ”업체는 이와 같은 핵심기술 획득으로 DD모터를 생산해 한국에 역수출하는 현상까지 발생했다.

이로 인해 국내 “ㄱ”업체는 64억 원의 직접적인 영업 손실을 입었으며, 향후 매년 200억 원의 추가 손실이 예상된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산업정보 유출의 경우 정보 및 증거수집, 피의자를 특정하는데 한계가 있어 국정원과의 공조수사를 통해 산업기술 국외유출을 차단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경남경찰은 지난 2010년부터 국제범죄수사대에 산업기술유출수사팀을 배치하고 총 104건 245명의 산업기술 유출사범을 검거했다.

ost@fnnews.com 오성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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