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성폭력' 파문]

정치권 '미투' 시발점 되나.. 與 지도부, 일정 전면 중단

지령 5000호 이벤트

추미애는 외부 강연, 우원식 '원내대책회의' 취소
대국민사과.재발 방지책 등 모든 수단 동원해 수습 총력
野, 성토 쏟아내지만 '걱정'.. 언제 어디서 또 터질지몰라
내부적으로 조심 분위기

민주당 젠더폭력대책 TF"安 엄중한 처벌 받아야"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젠더폭력대책TF 위원장이 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젠더폭력TF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사태와 관련해 입장을 밝힌 후 굳은 표정으로 서 있다. 젠더폭력대책TF 측은 안 전 지사에 대해서는 형법과 성폭력범죄특별법 등 관련법에 의한 엄중 처벌을 촉구하고 또 다른 피해 의혹에 대해서도 철저한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왼쪽부터 민주당 정춘숙 의원, 남 위원장, 박경미 의원. 연합뉴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안희정 성폭행 파문'에 따른 대책 마련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최고 수위의 징계와 당 차원의 대국민 사과 및 재발방지 다짐 등 가능한 수단을 총동원하는 모습이다. 안 전 지사가 '차기 대권후보'로 거론돼온 만큼 지방선거 등 당에 미칠 충격파와 '미투운동'에 대한 국민의 시선을 고려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권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안 전 지사에 대한 성토와는 별개로 '혹시' 하는 우려 속에 표정관리 및 내부단속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與, 대책 마련 '안간힘'

'안희정 성폭행 파문' 발생 이틀째인 6일 민주당은 참담한 분위기 속에 당지도부가 공식 일정을 모두 중단하고 대책 마련에 몰두했다.

추미애 당대표는 외부강연 일정을, 우원식 원내대표는 국회 정례회의인 원내대책회의를 전격 취소했다. 우 원내대표가 오전 회의를 열지 않은 것은 지난해 5월 취임 이후 처음이다.

안 전 지사의 성폭행 의혹이 보도된 전날 밤 곧바로 긴급 최고위원회를 소집해 출당 및 제명 조치에 의견을 모은 데 이어 후속조치 마련을 위해서다.

전날 당 차원의 최고 수위 징계 결정도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징계 수위와 처리 과정을 보면 어느 사안보다도 빠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만큼 당에서는 이번 사안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방증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당지도부의 사과도 이어져 추 대표는 전날 대국민 사과에 이어 이날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큰 충격을 받으신 국민 여러분께 거듭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재발 방지 및 대책 마련도 다짐했다.

추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대표로서 엄마 된 심정으로 단단한 각오를 가지고 그릇된 성문화를 바꾸어 내겠다"며 △성폭력범죄신고상담센터 설치 및 전담인력 배치 △국회 내 독립기구인 인권센터 설립 및 외부전문가 채용 등의 추진계획을 전했다.

우 원내대표도 "이번 사안을 우리 사회 전반에 왜곡된 문화와 관행, 의식을 바꾸어야 할 엄중한 계기로 삼겠다"며 "당 안팎부터 정비해 용기 있는 여성들로부터 시작된 미투운동이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데 문화혁신운동으로 이어지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정치권 '나 떨고 있니?'

야당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은 이번 사안에 대해 성토를 쏟아내면서도 자칫 불똥이 튈 수 있는 만큼 표정관리와 내부단속 등에도 신경을 쓰는 눈치다.

자유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는 가장 이중적이며 가장 추악한 모습을 드러내며 침몰했다"며 "민주당은 성폭행범을 대권 주자로 30년 장기집권을 꿈꾸었느냐. 겉과 속이 다른 민주당과 좌파진영의 이중성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철저한 검찰 수사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바른미래당 지상욱 정책위의장은 "안희정 전 지사는, 아니 안희정씨는 스스로 활동중단을 선언한 것에 그쳐선 안 된다"며 "스스로 검찰에 출두해 수사 받기를 촉구한다"고 했다.

성토의 목소리와는 별개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안희정 파문을 시발점으로 정치권에 미투운동이 급속도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당 차원의 지침이 내려온 것은 아니지만 언제 어디서 또 터질지 모르는 만큼 내부적으로는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실제 이날 국회에는 온라인 메신저 등을 통해 현역 국회의원은 물론 유력한 지방선거 후보자와 정부 관계자 등의 이름이 '미투 가해자'로 거론되며 유포되기도 했다.

이에 '미투'가 지방선거의 최대 변수 중 하나로 떠올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방선거 후보자 캠프 관계자는 "안희정 전 지사 사태의 파장은 최소 4월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와 함께 미투는 이번 사안을 계기로 지방선거의 핵심 변수로 자리잡게 됐다"고 설명했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