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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서비스 적자 눈덩이, 왜 손놓고 있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06 17:44

수정 2018.03.06 17:44

1월 45억달러 사상최대..관광업 규제부터 풀어야
서비스수지 적자폭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1월 국제수지 동향에 따르면 서비스수지가 44억9000만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37억7000만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역대 최대다.

서비스수지 적자가 불어나는 속도는 심각하다. 지난 2014년만 해도 한 해 37억달러에 불과했으나 이후 폭발적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2015년 149억달러, 2016년 177억달러, 2017년 345억달러 등으로 3년 만에 9배로 늘었다.
올 1월에도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34%나 된다. 이런 속도로 가면 올해 연간 적자폭이 500억달러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 심각한 것은 서비스 적자가 이처럼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는데도 정부가 경계심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국제수지가 안으로 곪아 터지고 있는데도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않고 있다. 장기간 지속된 경상수지 흑자에 취한 탓인가. 지난해까지는 세계경기 호전과 반도체 특수 등으로 수출이 활황세를 탔다. 그러나 올 들어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미국의 관세폭탄과 유럽연합(EU) 등의 보복조치로 세계무역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한국 수출이 언제 유탄을 맞을지 알 수 없다. 수출에 제동이 걸리면 수백억달러로 불어난 서비스적자를 어찌 감당할 건가. 경상수지가 순식간에 대규모 적자로 돌아설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

서비스 적자 확대의 주범은 여행수지다. 1월에만 여행수지가 21억6000만달러 적자로 전체 서비스 적자액의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이에 대해 한은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런 식의 대응으로는 문제 해결을 기대하기 어렵다. 원인을 밖으로 돌리기보다는 우리 내부에서 찾아야 한다. 올 1월 한 달 동안 외국인 95만6000명이 국내로 들어와 10억9000만달러를 쓴 데 비해 내국인은 286만7000명이 해외로 나가 32억4000만달러를 썼다. 정부가 우리 관광산업 육성을 게을리해서 빚어진 결과다.

서비스 적자 문제를 푸는 첩경은 관광업을 육성하는 것이다. 그것이 특별히 어려운 일이 아니다.
여기저기 걸려 있는 규제의 그물망만 치워도 국내 관광산업을 획기적으로 키울 수 있다. 관광업은 일자리 보고이기도 하다.
종합적인 관광산업 규제완화 계획을 조속히 마련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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