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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해빙 '봄바람']'억류 미국인 석방'등 성의 보이면 4월 중 북미 회담 가능성 커질 듯

임광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07 17:59

수정 2018.03.08 09:00

北 비핵화 의중 끌어낸 대북특사단, 방미 카드는…
북측이 비핵화 등 미국의 대화조건을 대부분 충족하면서 북.미 대화가 빠르게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북한의 비핵화 카드를 받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화답 수위에 따라 이르면 4월 말 남북 정상회담 전 북·미 회담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대북 특별사절단 단장을 맡았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8일 미국을 방문, 북한의 비핵화 의지 등을 설명하면서 조만간 북.미의 탐색적 대화 등이 시작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또 정 실장이 미국에 전달할 추가적인 북한의 입장이 있다고 한 만큼 북.미 간 대화로 가는 시계가 빨라질 수 있다.

미국은 그동안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중단 및 비핵화 의사를 대화의 조건으로 강조해왔다. 또 북·미 대화의 의제가 비핵화에 관한 것이어야 한다고도 했다.


■北, 美의 대화조건 대부분 수용

전문가들은 대북특사단의 방북 결과 언론 발표문에서 북측은 미국이 대화의 조건으로 내건 내용을 모두 수용하고 있다고 했다.

북측은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했고,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 해소와 체제안전이 보장된다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또 비핵화 문제 협의 및 북.미 관계 정상화를 위해 미국과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고, 대화 시 추가 핵실험 및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등 전략도발을 재개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수년 만에 진지한 노력이 처음으로 당사자들에 의해 진행되고 있다"며 "북한과 대화의 가능성이 진전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북측이 북·미 대화를 위한 전제조건을 모두 받아들여 대화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상기 통일연구원 국제전략연구실 부연구위원은 "김정은 위원장은 사실상 미국이 강조하는 북.미 대화의 적절한 조건을 모두 충족시켰다"며 "북측의 전향적 입장을 보면 북.미 대화 협상국면이 조기에 시작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한반도 정세 주변4강 외교도 시동
7일 서울 반포대로 통일연구원에서 평창올림픽 이후 한반도 정세와 평화촉진 전략 주제로 열린 '제 10차 KINU 평화포럼'에선 향후 북미대화가 빨라질 것이란 시나리오를 내놓기도 했다.

특사단이 8일 방미해 김정은 위원장의 의중을 전달하고, 이후 북·미 양자 간 실무적 협의를 거쳐 이르면 4월 북·미 고위급회담 가능성이 나온다. 북·미 고위급회담은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부 장관 평양 방문 등의 형식이 될 수도 있다.

정의용 실장이 미국에 전달할 추가적인 북한의 입장은 북측에 억류된 한국계 미국인 3인의 석방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는 북한이 북·미 대화에 진정성이 있다는 점을 대화 초기에 보여줄 수 있는 조치로 보인다.

트럼프가 김 위원장과 대화할 수 있다고 수차례 언급했고, 김 위원장 스타일을 보면 북·미 협상 진행에 따라 향후 북·미 간 정상회담 가능성도 있다.

북·미 대화뿐 아니라 한반도 주변 4강 외교전이 시동을 걸면서 향후 6자회담으로 연계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 실장은 방미 후 중국과 러시아를 방문해 김 위원장의 의중을 설명한다. 서훈 국정원장은 일본을 방문하기로 했다.


이처럼 대화 기류가 진행되면 향후 대북제재 균열 등 한반도 정세가 급변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북측이 평화공세로 나오면 글로벌 대북제재를 지속하기 어렵다"며 "김정은도 4월 남북 정상회담 이후 대중·대러 외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지금 같은 제재를 계속 가져갈 수 있을지 고민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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