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우리 목표는 비핵화… 핵동결로 만족 못해"

문 대통령-5당대표 회동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北 진정성 의문 제기
비핵화 전제 회담 주장 개헌 놓고 신경전 벌여

7일 낮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 오찬 회동에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왼쪽)가 인사말 도중 '개헌'과 관련한 발언을 하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주제에 벗어난다"며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완전체' 영수회담이 7일 열렸다.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는 남북정상회담 개최와 북한의 비핵화 등 한반도 안보 정세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안보 회동'인 만큼 보수야당은 북측의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 제기는 물론, '비핵화 전제' 정상회담을 촉구했고, 문 대통령도 "핵폐기가 최종 목표"라는 점을 분명히 하며 우려를 불식시켰다. 개헌안 마련 주체와 문정인 안보특보를 둘러싼 보이지 않는 신경전도 펼쳐졌다.

■보수야권, 北 비핵화 전제 촉구

문 정부 출범 이후 300여 일 만에 한 자리에 모인 문 대통령과 여야5당 대표는 약 100분간 열띤 분위기 속에 의견을 주고 받았다. '안보 회동' 답게 방북특사단의 방북결과 등 북핵문제 해결 방안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보수야당은 특사단의 방북결과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면서도 북한의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과거 정권에서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북한의 비핵화를 전제로 한 남북정상회담이 추진돼야 함을 촉구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핵동결과 탄도미사일 개발 잠정중단으로 합의를 하면 안된다"고 강조, 핵폐기 전제 없는 남북회담 무용론을 제기했다.

문 대통령은 "당연히 우리의 목표는 비핵화로, 핵확산 방지나 핵동결로는 만족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도 "핵폐기는 최종 목표이고, 바로 핵폐기가 어려울 수 있는 현실적인 문제에 있어 핵폐기 전단계까지 이런저런 로드맵을 거치는 것은 있을 수 있다"고 답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남북간 대화가 시작한다고 해서 대북제재가 이완되거나 흔들리는 일이 없을 것이란 확실한 발표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문 대통령에게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대화를 시작했다는 것만으로 제재압박이 이완되는 것은 없다"며 "선물을 주는 것은 물론 이면합의도 없다. 한미간 일체된 입장을 가져야 훨씬 더 비핵화를 위한 대화가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합의가 9.19공동성명(북한 비핵화 합의)과 비교해 후퇴한 것 아니냐'는 야당 대표들의 지적에는 "9.19공동성명을 참고해서 현실적 로드맵을 만들고 충분히 검증하고 지혜를 모아 미국과도 집중적으로 논의해서 앞으로 로드맵을 다듬어야 한다"고 말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당초 특사단이 북한에 갈 때에는 탐색적 대화 수준이 될 것으로 우려되었으나 희망의 보따리를 가져왔고 정상회담 여건 조성이 그 보따리 안에 들어 있었다"고 거들었다.

■개헌 놓고는 '신경전'도 오가

이날 회동에서는 개헌을 놓고 보이지 않는 신경전도 펼쳐졌다.

민주평화당 조배숙,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국회 주도' 개헌안 마련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조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개헌은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에서 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정부 주도의 개헌 문의는 바람직하지 않다. 자칫 국민의 오해를 불러올 수도 있고 국론이 분열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국회 주도 개헌안 마련에는 공감하면서도 불가피한 경우 정부의 개헌안 마련 가능성도 열어놓았다.

문 대통령은 "국회가 안하면 어떻게 개헌을 합니까"라면서 "국회가 필요한 시기까지 (개헌안을)발의하지 않으면 정부가 발의할 수 밖에 없지 않느냐"고 답했다.

이어 "개헌은 국정의 블랙홀과 같은 것으로, 빨리 마무리하고 다른 국정에 전념해야 한다"며 "이번 지방선거를 놓치면 개헌 모멘텀을 만들기 쉽지 않다. 국회가 (개헌안을 마련)해달라"고 덧붙였다.

문정인 안보특보 해임을 놓고도 설전이 오갔다.


홍 대표와 유 대표가 '거침없는 발언'으로 논란이 된 문 특보의 해임을 요구하자, 문 대통령은 "강연 중에 어느 한 대목만 떼어놓고 문제 삼은 것"이라면서 "우리 정부의 관계자들이 똑같은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한편, 추 대표는 '안희정 지사 성추행 파문'을 의식한 듯 자신의 검은색 복장을 언급하며 "오늘 입은 복장은 미투와 관련한 것이다. 유구무언이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fnkhy@fnnews.com김호연 김학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