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檢, 수사기록 유출 '내부 수사'에 검사들 불만 '폭주'

"검사들만 꼬리 자르나" 불만..대검 "오해에서 비롯된 일" 

사진=연합뉴스
법조계 로비 의혹이 제기된 최인호 변호사(57·구속기소)에게 수사 기록 등을 유출한 검사 등 내부자 수사를 둘러싸고 검찰이 술렁이고 있다. 현직 검사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된 뒤 평검사들만 희생양 삼아 당시 수사 기록 유출을 지시한 '윗선'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에서 빚어졌다. 특히 일부 고위 간부들을 풍자하는 글이 검찰 내부에서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검찰은 오해에서 비롯된 일이라고 전했다.

■일선 검사들, 풍자글 공감.."윗선 수사 제대로 해야"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검찰 내부 메신저를 통해 검찰 고위간부들에 대한 풍자글이 나돌고 있다. 검찰 내부 메신저는 검사와 수사관 등 전국의 검찰 직원들이 사용할 수 있다.

풍자글은 고위 간부 5~6명에게 각각 별명을 붙이고 고전 형식을 빌어 수사행태를 비꼬는 형태다. 가령 옛날 옛적에 XX가 살았는데 승진이나 출세하기 위해 윗선들 수사로 확대하지 않고 서생들만 잡아 족쳤다 등의 식이다. 서생은 관련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가 기각된 서울서부지검 추모 검사(사법연수원 39기)와 전 서울남부지검 소속 최모 검사(36기)를 일컫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간부는 성(姓)과 이름을 빗댄 별명을 붙이고 수사를 주도하는 간부로서 사건을 제대로 규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또 다른 간부는 신체 부위인 '발'을 성으로 바꿔 풍자하기도 했다.

일선 검사들은 수사에 불만을 품은 검사가 풍자글을 작성, 퍼뜨린 것으로 추정하고 내부에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 검사는 "전국 검찰청으로 풍자글이 확산됐다"며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주위 검사들이 풍자글에 격하게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경지검 한 부장검사는 "부서 검사들끼리 풍자글을 메신저로 돌려보길래 내용을 살펴봤다"며 "얼마나 (수사 진행 과정이) 부당하다고 생각했으면 이러겠나 싶어 부서 검사들에게 별다른 말을 하기도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대검 "수사에 집중, 결과에 납득할 것"
대검은 풍자글을 알고 있지만 현재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만큼 수사에만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이다. 대검 관계자는 "풍자글이 퍼지고 일부 검사들은 평검사 2명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에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검사들이 사건 및 수사 내용을 제대로 몰라 빚어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서울고검이 수사를 끝낸 뒤 기소할 때 수사 결과가 알려지면 검사들이 납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임은정 서울북부지검 검사(30기)는 최 검사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당일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한 바 있다. 임 검사는 "최 검사를 살려달라는 많은 후배들의 SOS에 제가 부득이 십자가를 진다"며 "존엄한 인간이고자, 대한민국 검사답고자 고군분투했던, 그로 인해 고달팠지만 동료의 존경과 사랑을 받았던 최 검사의 고결한 삶을 증언하기 위해 탄원서를 대표로 작성한다"고 밝혔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