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한

트럼프 결단만 남았는데..美 강경파 득세 대화전략 부재 우려

임광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08 15:44

수정 2018.03.08 16:13

대통령 특사로 북한을 방문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이 6일 오후 서울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대통령 특사로 북한을 방문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이 6일 오후 서울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북측이 미국의 대화 조건을 모두 수용해 북미대화 기대가 커지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결단을 내릴지 관심이다.

일각에선 조셉 윤 대북특별대사의 은퇴와 빅터 차 주한미국대사 내정자 낙마 등 대북라인 공백으로 워싱턴의 협상력에 물음표를 제기하고 있다.

북측은 오랫동안 핵협상 등의 노하우가 축적돼 있지만, 미국은 강경파 득세로 대화파 입지가 위축돼 북미대화 전략수립 차질 우려감이 나오는 것이다.

8일 미국으로 출국하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비공개 메시지를 전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관심이다.


■"美, 北美협상 준비 안된 것 같다"
우리측 전문가들과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은 아직 북미대화를 할 준비가 덜 돼 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강온양면 전략이 있다고 하지만, 대화파와 강경파의 목소리가 중구난방으로 나오는 등 조율된 백악관의 입장을 정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최근 3~4개월간 미국에 5번 정도 가서 관리와 전문가 등을 만나 보니 일단 미국은 입장 정리가 안돼 혼란이었다"며 "앞으로 큰 문제 될수 있는 것은 미국이 북한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게 목적인지, 북을 활용해 중국을 견제하고 싶은 것인지 정하지 못한 것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또 향후 북핵이 해결되면 향후 한·미·일 동맹, 미국 미사일방어 체계(MD), 아시아지역 미군 전체에 중국과 관련된 중요한 차질이 생길 수 있어 미국이 주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 언론들도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적 도전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ABC방송은 7일(현지시간) "북미대화를 합의로 이끌려면 트럼프 대통령도 양보하는 부분이 있어야 한다"며 "추가 대북제재가 위축되는 등 유연성을 보여야 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또 조셉 윤 은퇴, 빅터 차 낙마 뿐 아니라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부 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등 대화파의 입지도 위축된 상황이어서 대화 전략 수립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백악관 강경파 득세로 대화전략 차질 우려
반대로 강경파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매튜 포틴저 국가안전보장회의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등이 힘을 얻고 있다.

백악관은 부인하고 있지만 '코피전략(대북 제한적 타격)' 등이 불거지던 연초 무렵 남북 고위급회담에 이어 남북정상회담 등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미국이 북미대화를 준비 할 겨를이 없었다는 것이다.

또 과거 북한이 대화에 나서 미국의 양보를 얻어낸 후 도발을 재개했던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계도 나오고 있다.

북한의 유화공세로 미국의 동북아 전략에 대한 변화도 예상된다. 그동안 미국은 대북제재 칼자루를 쥐고 중국과 러시아를 동참하게 했는데, 북측이 평화공세로 나오면 제재 대열의 균열이 올 수도 있어 강경파에 난감해 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북측이 도발을 중단하면 글로벌 대북제재 시스템에 중국과 러시아를 묶어두기 어려워진다"며 "미국은 북한의 제재완화 요구를 계속 거부하고, 대화 진전을 딜레이 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방미에 나선 정 실장과 서 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해 미국 측과 세 차례 정도 면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마이크 폼페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과 만날 것으로 보인다.

lkbms@fnnews.com 임광복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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