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KGB택배 미변제 어음 16억, 옛 주인 로젠이 갚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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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로지스(현 유엘로지스)로 팔리기 전 KGB택배가 발행해 갚지 않은 어음에 대해 옛 주인인 로젠이 대신 갚아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31부(김정운 부장판사)는 KG로지스가 "KGB택배가 발행한 지급어음을 변제하라"며 택배업체 로젠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KG로지스는 지난해 2월1일 로젠으로부터 KGB택배 지분 100%(1442만855주)를 취득하는 양해각서를 체결, 실사과정을 거쳐 인수 절차를 마쳤다. KG로지스는 KGB택배와 합병으로 시너지를 추구하고 로젠은 빚더미에 오른 자회사를 정리할 목적이었다.

그러나 이후 KG로지스는 로젠에 문제를 제기한다. KGB택배는 매각을 앞둔 지난해 1월 어음 33억8500여만원을 발행해 갚았고 비슷한 시기15억9600여만원의 어음을 발행해 같은해 3월 만기를 앞두고 있었다.

KG로지스는 "주식매매계약에 따라 계약 체결 직전까지 발행한 KGB택배의 어음은 로젠이 갚아야 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으나 로젠은 2016년말 기준 재무상태표상 어음만 책임진다며 받아들이지 않자 49억8100여만원 규모의 소송을 냈다.

두 회사가 맺은 계약서에는 '로젠은 본 계약 체결일까지 KGB택배가 발행한 어음을 대신 갚아 주거나 금액 상당을 빌려줘야 한다'고 돼 있다. 로젠이 KGB택배에 자금을 빌려주더라도 계약서상 채무는 면제하도록 해 사실상 로젠이 KGB택배의 어음을 갚도록 한 것이다.

재판부는 만기를 앞둔 어음 15억9600만원에 대해서만 로젠의 책임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의 주장처럼 2016년 말을 기준으로 발행된 어음만 책임지는 것이라면 계약서에 '어음의 경우 계약 체결일까지 발행한 것에 한정하며'라는 표현을 추가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미 KGB택배가 갚은 어음은 로젠이 갚아야 할 의무가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계약서에는 로젠이 KGB택배를 대신해 어음을 갚거나 어음 변제에 필요한 돈을 빌려준 다음 이에 대한 대여금채권을 포기한다고 규정돼 있다"며 "이계약 체결일까지 KGB택배가 발행한 어음 중 지급기일이 도래하지 않았거나 결제되지 않은 어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KG로지스가 정식으로 지급을 요구한 어음 또한 아직 갚지 않은 어음에 한정된다"며 이미 갚은 어음은 로젠이 갚아야할 채무 범위에 포함된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한편 지난해 10월 KG로지스는 KG이니시스 품을 떠나 KG로지스 대리점주 연합법인에 매각됐고 현재 '드림택배'라는 새 브랜드로 사업에 나서고 있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